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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6. 2024년의 마지막 날, 한달 살기 준비 시작

2025 새해맞이 여행 - [2부] 구마모토와 친해지기

by zzoos



후쿠오카에서 이틀, 구마모토에서 이틀. 총 4일 동안 미친 듯이 마셔대던 밤이 모두 지났습니다. 친구도 어제 후쿠오카로 돌아갔어요. 어제는 말 그대로 꼼짝도 못 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사다 둔 컵라면과 즉석식품들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12월 31일. 그러니까 2024년의 마지막 날이죠. 일부러 급하게 일정을 잡고 서울을 떠나온 이유입니다. 평소와 다른 곳에서 카운트다운을 하고 싶었어요. 과연 오늘 어디서 신년 카운트다운을 할 수 있을까요? 며칠 전 같이 마시면서 카운트다운 함께 하자고 얘기했던 바에서? 아니면 구마모토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카운트다운 하는 장소가 있을까요?


사실 출발 전에 검색을 좀 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종각에서 카운트다운을 하잖아요? 오래전 모지코 역 앞 광장에서 카운트다운을 했던 적도 있어요. 분명히 그 도시의 어딘가에 다 같이 모여서 카운트다운을 하는 장소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틀 동안 마시면서 구마모토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아무도 모르더군요. 다들 각자의 가게에서 카운트다운을 하기 때문인지도...





일단 숙소 바로 앞에 신사(정확하게는 궁입니다만)가 있으니까 1월 1일(오쇼마츠)에 야타이들이 늘어설 테니, 오늘은 어떤 분위기인지 확인해 보러 나왔습니다. 벌써부터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더군요. 아직 영업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분명히 뭔가가 있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옵니다.





바로 집 앞이라 언제든 다시 올 수 있겠지만, 일단 신사를 구경해 보기로 합니다. 후지사키 하치만궁(藤崎八旛宮).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한 신사인 것 같더군요. 오늘은 아직까지 한적한 모습입니다.





자, 이제 한 달 동안 구마모토에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여기저기 슈퍼마켓을 좀 돌아봐야겠어요. 일단 구글맵을 뒤져보니 집 바로 앞에 하나, 약 1 킬로미터 되는 곳에 하나, 약 2 킬로미터 되는 곳에 하나. 큰 슈퍼마켓이 3개 정도 있습니다. 물론 편의점은 여기저기 엄청 많고요. 집 앞의 슈퍼마켓도 규모가 꽤 큰 편입니다만 가장 큰 슈퍼는 2 킬로미터 떨어진 사쿠라마치 쇼핑몰의 지하에 있습니다. 그리고 1 킬로미터 즈음 떨어진 작은 슈퍼마켓은 가격이 가장 저렴하고 반찬 등의 종류가 많습니다.





왼쪽 사진은 가장 먼 사쿠라마치 지하 슈퍼에서 사 온 것들입니다. 즉석 카레와 즉석 국 그리고 커피 드립백입니다. 이상하게도 저 ‘즉석 국’을 집 앞 슈퍼에서 못 찾겠어서 멀리까지 다녀왔는데, 며칠 뒤 집 앞 슈퍼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오른쪽 사진은 1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슈퍼에서 사 온 곳들. 와사비맛 감씨 과자랑 식빵, 소금, 달걀입니다. 프렌치토스트 정도는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재료도 간단하고요. 거기에 오늘 점심으로 먹을 김밥과 유부초밥을 샀습니다. 그리고 이 슈퍼에서만 살 수 있는 과일 모듬입니다. 가격도 저렴해요. 구성도 다채롭습니다. 저 안의 멜론이 참 맛있더군요.





이건 편의점에서 사다둔 것입니다. 편의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편의점이 더 싼 경우도 있어요. 특히 세븐일레븐 마크가 붙은 OEM 제품들은 가성비가 엄청 좋습니다. 집에서 술 한 씩 하고 싶을 때 소다 와리로 마시려고 탄산수를 잔뜩 샀고요. 구마모토니까 술은 하쿠타케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프렌치토스트를 위한 버터와 오늘 점심을 해결해 줄 컵라면입니다. 물론 돈코츠 라멘이죠.


슈퍼에서 사 온 김밥과 유부초밥 그리고 편의점에서 산 돈코츠 라멘으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이후의 시간에는 4일간 밀린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정리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어요.





슬슬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대충 때울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12월 31일이잖아요. 어딘가 밖에서 외식을 하고 싶었습니다. 집에서 나와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데 문을 닫은 가게가 많더군요. 그러던 중 발견한 가게입니다. 분위기가 깔끔하고 카운터 쪽에 빈자리도 있더군요. 그래서 일단 입장하고 착석!





메뉴판. 물론 보기엔 참 좋습니다. 글씨를 아주 잘 쓰시네요. 하지만... 번역이 좀 어렵습니다. 이것보다 훨씬 더 흘려서 쓰는 가게도 있는데 그런 곳은 더욱더 해석이 어렵죠 ㅠㅜ


뭐 어찌저찌 해석해서 조개 술찜을 주문하려고 손가락으로 메뉴를 가리키고는 이걸 달라고 했는데, 해삼 폰즈가 나왔습니다. 메뉴를 다시 들여다보니 제가 주문하려던 메뉴 바로 옆에 있네요. 손가락 위치가 잘못되어 있었나 봅니다. 뭐 그래도 맛있었어요. 이 집 요리들이 괜찮아 보이더군요.





다음으로 주문한 것은 갈치구이입니다. 접시가 나올 때 깜짝 놀랐습니다. 4지가 훌쩍 넘는 아주 두툼한 녀석이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촉촉하게 아주 잘 구운 갈치였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구마모토도 꽤나 남쪽에 있는 도시라 그런지 갈치가 메뉴에 종종 보이더군요.


구글맵 리뷰에서 다들 칭찬하는 메뉴인 붉은 생강 튀김도 주문했습니다. 이 메뉴는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붉은 생강 그러니까 베니 쇼가의 뉘앙스가 아주 강하고 지배적이라서 맵고 자극적인 맛입니다. 저는 결국 다 먹지 못했습니다. ㅠㅜ


사실 중간부터 공깃밥이 필요했는데, 가게에 물어보니 밥은 없다고 하더고요. 그래서 이 정도에서 멈췄습니다. 술도 두 잔 정도 마셨어요.


자, 이제 슬슬 2025년의 카운트다운을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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