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새해맞이 여행 - [2부] 구마모토와 친해지기
어제 몇 군데 슈퍼와 편의점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걸 사긴 했는데, 깜빡하고 빼먹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쯔께모노’들 말이죠. 오랫동안 보관이 되는 밑반찬을 좀 챙겨두지 않으면 집에서 밥 차려 먹을 때마다 반찬 때문에 고민이 심해집니다. 이런 건 미리미리 챙겨두면 좋죠. 그래서 구마모토에서 유명한(?) 쯔께모노 집을 검색해 봤습니다. 저 멀리, 2 킬로미터 즈음 떨어진 사쿠라마치 쇼핑몰 지하에 매장이 있군요. 새해 첫날, 점심도 해결했겠다, 산책을 겸해서 살랑살랑 다녀와야겠습니다. 날씨도 참 좋더라고요.
번화가 쪽으로 걷다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구마모토 성 근처에서도 분명히 새해맞이 행사들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말이죠. 마침 사쿠라마치와는 그리 멀지도 않으니 발걸음을 일단 구마모토 성 쪽으로 돌려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는 쪽으로 따라가 보니 신사가 하나 나오더군요. 가토 신사(加藤神社). 아마도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침략한 장군인 가토 기요마사를 모시는 신사인가 봅니다.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그 사람이니까요. 그 유명한 구마모토 성도 가토 기요마사가 지은 성입니다. 축성의 귀재였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어쨌든 여기서는 새해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사진만 몇 장 찍고 다시 구마모토 성 쪽으로.
작은 강을 따라 걷습니다. 날씨가 참 좋네요. 미세 먼지가 없는 공기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한 색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아, 이곳은 미세먼지 대신 지진이 있는 곳이긴 하네요. 미세먼지는 우리가 막아주고, 지진은 이곳이 막아주고;;;
걷다 보니 뭔가 기계장치 같은 것들이 강변에 가끔 보입니다. 물론 아무나 만질 수 없도록 자물쇠 같은 것이 걸려 있기는 하지만... 이건 뭐 하는 물건일까요?
그 옆의 작은 불상도 귀엽습니다.
구마모토 성으로 올라가는 길 앞까지 오니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고양이 한 마리가 졸고 있습니다. 장군옷을 입은 고양이. 구마모토에 올 때마다 보는 고양이입니다. 처음 왔을 때도 봤고, 8년 전에 왔을 때도 봤네요. 음... 고양이의 수명을 생각해 본다면 ‘같은’ 고양이는 아닐 수도 있겠군요. 아마 구마모토 성 앞의 사쿠라바 조사이엔을 들른 사람들이라면 이 고양이의 사진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만큼 유명한 녀석입니다.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에 들어오니 공연이 한창입니다. 멋진 옷을 차려입은 가수가 신나는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사진에는 없지만 관객들도 제법 많습니다. 저는 큰 관심이 없어서 사진만 찍고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구마모토 성 박물관(?)인데 오늘은 무료라고 하니까 괜히 들어가 보게 되네요?
박물관 안에는 구마모토 성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을 설명하는 전시가 있었는데요. 그중에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성벽 퍼즐(?)이었습니다. 며칠 전 구마모토 성에 올라갔을 때 무너진 성벽과 그 성벽의 돌들을 쫙~ 펼쳐서 깔아 둔 걸 봤었단 말이죠. 설마 저걸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 원래 자리에 넣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설명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걸 어린아이들에게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직접 맞춰볼 수 있는 퍼즐을 만들어 둔 거죠. 오홍~!!! 역시 학습은 체험 학습이 최고!
아, 이거 슈퍼마켓 가려고 나왔는데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ㅋㅋㅋ 그럼 슈퍼마켓에서 장 보는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