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 #1
어차피 대한항공의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전에 써버려야 하기도 하고, 올해 생일을 집이 아닌 곳에서 보내고 싶었기에 가고시마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습니다.
목적지는 가고시마. 최근 저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거든요. 신선한 해산물이 많은 곳이기도 하고, 소/돼지/닭 모두 맛있는 곳이죠. 특히 가고시마 쿠로부타의 고소함은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게다가 웬만한 관광지는 이미 다 돌아봤다는 것도 저에겐 장점이죠. 말 그대로 그냥 여유롭게 쉬면서 맛있는 것만 먹으러 돌아다니면 되는 곳이거든요.
마일리지를 써야 하니까 대한항공으로 예매를 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은 가고시마 공항에 하루 한 편 밖에 취항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시간이 오전 8시 45분입니다. 물론 운행 편수가 많은 후쿠오카로 일단 간 다음 신칸센을 타고 가고시마로 가는 것도 방법이긴 합니다만, 굳이 신칸센 요금을 추가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번엔 가고시마 공항을 이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이, 이번 여행을 크게 좌우하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출발 며칠 전부터 '최근 공항에서 APEC으로 인해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있으니 출국 수속에 평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오더군요. 보통 탑승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일찍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출발시간 8시 45분. 탑승시간 8시 15분. 공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 반.
어? 이거, 공항버스 첫 차를 타야겠는데요?
새벽 네 시에 버스를 타야 하니까,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음... 평소 취침 시간이 새벽 세 시가 넘는데 말이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저녁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만, 제대로 잠을 자진 못하고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가 새벽 세 시에 그대로 일어났습니다.
첫차를 타고 공항에 나갔고, 그 시간에도 공항에는 사람이 많더군요. 하지만 수하물을 보내거나, 보안 검색을 하거나, 출국 심사를 하는 것에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탑승구인 219번 게이트에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새벽부터 이렇게 서둘렀던 것인가... 뭐, 늦어서 서두르는 것보다는 이렇게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것이 더 낫긴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늦잠으로 비행기를 놓쳤던 적도, 진짜로 있어요.
어쨌든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두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이번 출국이 기존과 달랐던 것 중 하나는 '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둘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있었던 것 같더니만, 뭔가 규정이 바뀐 모양입니다. 탑승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동안 지상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이 가방에는 배터리가 없습니다'라는 태그를 달아줍니다. 그리고 보조 배터리는 투명한 지퍼백에 넣어서 좌석 앞자리에 보관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가고시마 공항까지는 대략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창가 좌석에 앉았거든요. 창 밖의 구름을 보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저 멀리 사쿠라지마가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가고시마 공항에 내렸습니다.
이제, 여행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