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가라쓰와 요부코 - #18 가라쓰 역과 시청
작은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은 역시 기차역, 버스터미널 그리고 시청 같은 공공건물들이죠. 인구 11만 정도의 작은 도시인 가라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번에 보여드렸던 가라쓰의 번화가는 바로 기차역과 시청사 사이의 커다란 블록이었어요.
이번엔 아예 가라쓰 역과 시청 그리고 그 근처의 거리들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곳의 거리 풍경이 도시의 인상을 만들어 내곤 하죠.
가라쓰 역 앞에 가보면 가장 먼저 눈의 띄는 것은 커다란 사자상입니다. 단일 규모의 가장 큰 가라쓰 야키라고 하는데요.
가라쓰 야키(唐津焼)란 이 지역의 도자기를 말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가면서 전해진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한 도자기예요. 근처에 있는 나고야(名護屋城跡) 성터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준비하면서 전초 기지로 사용하기 위해 축조했던 곳이죠. 이래저래 가라쓰는 조선과 관련이 많은 곳입니다.
어쨌든 저 사자상은 가라쓰의 유명한 축제인 가라쓰 군치(唐津くんち)에서 사용하는 사자상의 모양을 본뜬 것입니다.
가라쓰 군치가 열리면 총 14개의 히키야마(曳山)가 행진하는데, 각각의 히키야마는 사자, 잉어, 봉황 등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했고, 14개의 마을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해요. 이 장면이 꽤나 멋지다고 합니다. 1980년에는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하네요.
가라쓰는 좀 작은 도시라서 돈키호테나 다이소 같은 게 시내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가라쓰 역 안에 커다란 드럭 스토어 체인인 마츠모토키요시(マツモトキヨシ)가 있어요. 혹시라고 쇼핑이 필요하다면 이쪽을 이용해야 합니다.
만약 기념품을 사야 한다면, 역 앞에 있는 후루사토(지역) 회관인 아르피노(唐津市ふるさと会館アルピノアルピノ)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1층에 꽤 큰 특산물 판매 코너가 있거든요. 전통 과자나 지자케 같은 걸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밤이 되면, 역 앞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문을 엽니다. 여행을 위한 사전 조사 때는 전혀 몰랐던 곳이었어요.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시다가 소개받은 곳입니다.
바로 포장마차촌(唐津屋台街ガード下)이죠.
포장마차촌이라고는 하지만 후쿠오카의 나카스에 있는 포장마차처럼 '진짜' 포장마차는 아닙니다. 가라쓰역의 고가도로 아래에 대략 8개 정도의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관광객들과는 거리가 먼, 진짜 로컬들의 장소라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가라쓰 시청은 2022년에 완공됐다고 하니 정말 최근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전체적인 모양은 네모난 건물이지만 각 층의 슬라브가 밖으로 빠져나오고, 거기에 늘어선 기둥들 덕분에 입면이 멋지게 마무리 됐어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유리의 면적이 넓어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런 현대의 건물 앞에 마치 일본의 성처럼 해자가 흐르고 있어요. 그 해자 뒤에는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돌담이 있어서, 시청사를 현대의 성(城)처럼 느끼도록 만든단 말이죠.
그래서 이 건물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첫날 버스 타고 지나가다가 봤거든요. 여행 중에 꼭 한 번은 들러서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건물이었습니다.
호텔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걸어가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지금은 '겨울의 밤'이고 술도 좀 마셨으니 아무래도 택시를 타는 것이 좋겠습니다.
GO! 같은 앱을 사용해 택시를 부를 수도 있지만, 호출비가 300엔이나 붙기 때문에 택시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편하겠죠.
늦은 시간이 되면 택시들은 오테구치(大手口) 앞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버스들의 집결지이고 밤에는 택시들이 모이는 곳이죠. 사실상 가라쓰 교통의 중심은 가라쓰 역이 아니라 오테구치일지도 모릅니다.
아, 그리고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호텔에서 먹을 라멘이나 맥주 같은 걸 사야 한다면, 시청 앞으로 가야 합니다. 이상하리만치 가라쓰 시내에는 편의점이 없거든요. 주택가 쪽에는 커다란 편의점들이 좀 있는데, 시내에는 이곳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니까, 호텔로 돌아가기 전 편의점에 들르려면 시청 앞 패밀리마트로 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