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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집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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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zoos Apr 05. 2020

3. 하루 지난 탕수육

2020년 4월 5일 일요일 저녁 집밥


요즘 배달 음식을 잘 안 시켜 먹는다.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가 낮다는 거다. 치킨을 한 번 먹으려고 하면 거의 삼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잘 납득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싼 재료들을 사서 할 수 있는 음식을 직접 해 먹거나 반조리 음식을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데워먹는 정도로 '음식욕'을 해결하곤 한다.


헌데 그걸로 잘 해결할 수 없는 욕구 중의 하나가 짜장면과 탕수육이다. 가끔은 짜장면과 탕수육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건 아직 대체품을 찾지 못했다. 바로 어제, 그게 먹고 싶었다. 짜장면과 탕수육. 그래서 저녁으로 짜장+탕수육 세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입이 짧은 관계로 당연히 배달된 음식을 다 먹어 치우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다 먹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탕수육을 반 조금 넘게 미리 다른 통에 덜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오늘, 고민에 빠졌다. 남은 탕수육을 오늘 먹어 치울 것인가 아니면 냉동실에 얼려서 보관할 것인가. 짧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오늘 먹어 치워야겠다는 것. 그래서 작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잔뜩 두르고 남은 탕수육을 튀기듯이 볶았다. 소스는 전자레인지에 짧게 데웠다. 냉장실에 보관했던 탕수육을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것보다 직접 기름에 튀기듯이 데웠더니 훨신 바삭하고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며칠 전에 만들어 두었던 부추 무침을 올려서 함께 먹으니 꽤 괜찮은 요리가 됐다.


혼자서 살다 보니 배달음식을 한 번에 다 먹어 치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 남은 음식을 어떻게 재활용해서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노하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사실 더 중요한 건 남기지 않고 다 먹거나, 아예 시켜 먹지 않는 것일 텐데, 솔직히 그건 좀 힘들다. 배달음식을 경제적으로 먹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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