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그림책 메뉴,윌리와 구름 한 조각(앤서니브라운)

걱정을 몰아내는 방법

by 그마시

우리 대부분은 안정된 삶을 원한다. 예측이 가능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삶 말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그럴 수 있는 때가 얼마 없다는 건 누구나가 공감할테고.. ‘내 마음처럼 안되는게 인생이다’라는 문장을 마치 진리인 듯 사용하곤 한다.


내 마음처럼 안되는 것.. 이 스펙트럼이 너무나도 방대하다. 예를 들면 회사 점심시간에 메뉴를 정해야 할 때 나는 오늘 짜장면을 먹고싶은데, 동료들은 돈까스를 먹고싶어한다든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어서 입고싶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든지, 살 곳을 이사해야하는 데, 금액이 도저히 맞춰지질 않는다든지..

이럴 때에는 ‘에이 이번엔 내가 양보하지 뭐‘, ’조금 더 몸무게 조절을 해야겠다‘ 같이 나름대로 해결책을 생각해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부지기수.


이렇게 방대한 스트레스 스펙트럼을 가진 내 마음처럼 안되니즘이 발현될 때, 공통된 감정이 있다. 바로 근심, 염려, 걱정, 불안 같은 것들이다. 이런 감정들은 보통 처음부터 마음을 압도하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쌓여서 우리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를 만든다.

마치, 오늘 소개할 그림책의 주인공인 윌리를 쫓아다니는 구름처럼.




윌리의 구름도, 처음에는 그리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거슬림이었지만, 어느샌가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커져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만큼 커지게 된다.

이 때, 윌리가 생각해 낸 해결책은..경찰서에 전화를 하는 것. '저 구름 좀 어떻게 해주세요!'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당연히, 이상한 고릴라 취급을 당하는데... 이 부분에서 경찰서에 전화하는 윌리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는데, 자꾸만 커지는 구름을 어떻게든 없애고 싶어하는 윌리의 절박한 심정을 우스꽝스럽지만 아주 효과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가끔 어떤 일을 너무 간절히 바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고, 모든 고민에는 나름대로의 절박함들이 있는 법이니까.


구름이 너무 싫어 버럭 화도 내보지만 결국, 윌리는 깨닫게 된다. 자신을 괴롭게하는 구름이 단지, 그저 구름일 뿐임을.

커다란 구름은 이내 비를 만들어내고, 내리는 비와 함께 근심과 염려를 모두 씻어버린다. 그런 윌리의 모습을 보는, 내가 다 시원하고 유쾌해지는 기분.


다른 고릴라들이 공원에서 여유를 즐길 때 조차, 구름이 신경쓰여 근심 속에 있던 윌리는, 이제 다른 고릴라들과 함께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구름은 단지 구름일 뿐이라는 깨달음 하나가 이리도 큰 해방감을 줄 줄이야.


윌리와 구름 한 조각을 보며, 생각한 것은 인생을 사는 내내 괴롭히는 일들도 있겠지만, 어떤 일들은 때가 되면, 비를 내리는 구름처럼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끈질기게 찾아야 하는 일이 분명 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는 일에까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근심되고 염려되는 일이 있을 때 꺼내보면 좋은 책, 윌리와 구름 한 조각.


윌리와 구름 한 조각 감상 tip


+ 나를 괴롭게 하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주로 어떤 행동을 해왔는지 생각해보기.

+ 윌리가 구름은 단지 구름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아무렇지 않아졌던 것 처럼, 나를 괴롭히는 염려를 잠시라도 객관적으로 때내어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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