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대하는 태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꿈꿔오던 일을 하게 되더라도 꿈결에서 깨고 나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고 버겁기만한 현실만이 남는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알랭은, 원하던 것을 얻고나면 덜 행복해지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하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자아의 성취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취하고 남는 것이 결국 허무한 현실 뿐이라면 아무리 대단한 성취라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인생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오늘 소개할 지하정원의 주인공인 모스의 이야기를 보고나면,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약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스는 지하철 청소부이다. 묵묵하고 성실하게 맡겨진 일을 할 뿐 아니라,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묘목을 가져다 키울 정도로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본 적이 너무 오래되어서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좋은 주인공 아저씨이니, 모스 아저씨에게 마음을 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에게 고민이 생겼다. 지하철 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밤낮 고민하는 모스. 냄새의 원인은 바로, 노후된 지하철 벽. 지하철 벽을 깨끗이 청소하기 시작하던 모스는 햇볕이 새어들어오는 어느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 묘목을 옮겨 심는다.
이 묘목은 자라고 자라, 환기구를 넘어 바깥 도로에까지 뻣어나갈 정도로 자라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쉼터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나무가 되어있었다.
꽤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데, 모스는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할 뿐. 주인공 모스가 이렇게도 성실하고, 묵묵히, 꾸준히, 세심하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어렸을 적 꿈이 지하철 청소부가 되는 것은 아니었을테고... 타고난 기질이라고 하기에도 썩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던 차에, 마지막장 뒤에 적혀진 작가의 첨언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일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일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에너지로 맡겨진 일을 마음담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음,, 그런데 이 와중에 모스는 결혼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가정이 있으면 아무래도 돈이 더 많이 필요할테고, 돈을 벌려면 일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일어날테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역시 자본주의에 뼛속깊이 물들어있나보다. 하하. 아무튼, 마무리는 훈훈하게 하고 싶으니... 자본주의도 사람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한데 거기에 휘둘리지 않되, 적절히 활용해서 그것으로 나만의 세계를 일구는데에 사용할 방법 찾기를 포기하지 말것. 이것이 모스에게서 배운 인생을 대하는 태도.
지하 정원 감상 tip
+ 내 일터(혹은 집 안)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평소 어떻게 반응하는지 생각해보기. + 모스는 일 이외에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할 다른 것들에도 시간을 사용하였는데, 내 하루에는 그런 시간이 있는지 생각해보기. + 없다면? 하나쯤 만들어보기! 단, 대단한 것 말고 정말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