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때의 나, 그리고 지금 알게 된 것
예전의 나는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게 말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러면 내기분이 우선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만 생각하는 상당히 이타적이기만한 대화가 된다.
시어머니는 상대방의 눈치를 참 많이 보는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이 그러더라, 같이 일하는 아줌마가 그러더라, 고모가 그러더라 등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말에 신경을 많이 쓴다.
단편적으로 본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냐 싶지만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 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중간에서 이간질하는 사람이 된다.
눈치를 많이 보다 보니 여기서는 이 사람 기분에 맞춰서 말을 하고 저기 가서는 또 저 사람 기분에 맞춰서 말을 하게 된다. 나중에 두 사람이 이야기하면 같은 주제라도 각기 전달받은 내용이 달라진다. 그러면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된다.
나조차도 이런 시어머니 덕분에(?) 남편과 참 많이 싸웠다.
남편에게는 주말에 오라고 하여 둘이서 약속을 다 잡아 놓고는 나에게는 주말에 뭐하냐며 은근히 떠보셔서 나는 약속이 있다고 철벽을 친다. 그리고나서 서로 이야기해보면 남편은 가기로 하였고 나는 안 간다고 말하게 되어 둘이서 싸우는 계기가 되었다.
남편은 자기 엄마가 며느리를 배려해주는 착한 시어머니인 줄 착각한다. 내가 봤을 때는 억장 무너지는 이간질인데 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나를 뺀 상대방만을 생각한 대화는 분명히 잘못되었다.
그래서 나는 대화에서 직구를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구란 독설이 아닌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가족관계에서는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족이란 관계는 결국 내 눈에 다 보이더라도 가족이니 뭐 어때, 괜찮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애써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된다. 가족은 다 이해해줄 거라는 착각 때문이다.
그렇게 일방의 이해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끙끙 앓다 보면 어느 한 곳에서 곪디 곪은 고름이 터지게 되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친할수록, 서로 잘 안다고 믿을수록 상대방의 기분보다는 내 기분을 잘 전달하는 직구를 던져봄이 어떨까?
직구를 던졌을 때 잘 받아주는 관계야 말로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관계일 것이다.
'엄마, 엄마사위는 아직도 어머님 아버님이 아주버님을 더 챙기신다고 섭섭하다며 눈물을 보일때가 있다?'
'야, 너라도 시어머니한테 언젠가는 이야기해! 본인들이 그런 줄도 모르고 있어. 한번은 툭 털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야 되지 않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