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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밍 Jul 07. 2021

서른 중반,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

2.30대, 그 어정쩡함

서른을 훌쩍 넘겼고 모두다 어른이 될 거라던 결혼도 하였고 모진 인생살이도 꿋꿋하게 견뎌내었다.

그런데 여전히 나를 잘 모르겠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여전히 경제활동을 해야 함에도 나는 평생 무엇을 하면 좋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도 친정 엄마와의 대화 속에서 언급한 직업은 족히 다섯 개는 넘었던 거 같다.


심지어 비서라는 직업으로 띄엄띄엄 6년 차로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실 우선은 비서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겠지만.




얼마 전 친한 동생이 승진을 하여 본사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는다고 하였다.


어린 나이에는 그런 소식을 접하면 부러워 마냥 질투가 났었는데 그저 잘 되었다 대단하다 하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잘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에 전혀 시기 질투가 나지 않았다.


어릴 때는 하고 싶은 게 더 많았고 뭐든지 다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서 못하는 것이지 기회만 온다면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그 기회조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나는 남들 앞에 나서는 명예욕도 성취욕도 없다.

더 솔직히 말하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조금은 부끄럽다.

그리고 더욱더 솔직해지자면 책임을 지는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드니 자꾸 하고 싶지 않은 것만 더 늘어나고 하기도 전부터 겁이 덜컥 난다.

종이비행기를 타고 세계일주도 할 것 같던 열정이 베테랑 기장과 함께하는 A380을 타는 비행도 떨어질까 겁내는 쫄보가 되었다.


겁 많은 나에게는 어떤 직업이 어울릴까.

여전히 고민하고  고민하다 보면 답을 찾을  있겠지?  

깜깜한 암흑 속을 날고있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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