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king Product Design
이 글은 Tony Jing의 Hacking Product Design (9 Simple Hacks to Make Better Product Design Decisions)을 번역한 글입니다.
제목에 낚여서 들어오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글은 정말로 내가 제품 디자인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많은 PM인 Josh Elman 이 말하길, 제품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중요한 질문은 "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의 제품을 사용하는가?" 이다. 이때 페이지 뷰 숫자나 월별 사용자 숫자 같은 것은 실제로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Elman은 지적한다. 중요한 점은 "누가 정말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x 명의 사용자들이 y만큼의 시간동안 z와 같은 것을 했다" 라는 형태로 정의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100명의 사용자들이 지난 15일간 3번 이상 검색 기능을 수행했다"와 같은 식이다.
물론 항상 이렇게 자세하게 수치화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점은 그 수치들이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정말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항상 하면서, 우리 제품을 구매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PM과 함께 제품의 목표를 설정하면, 단기적 /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할 디자인 목표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혹은 PM과 이런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디자인 초반에 가지는 궁금증에 대해 어느정도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80:20 법칙은 80%의 결과물은 20% 구성원의 노력에 의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경제, 교통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교통 체증의 80%는 20%의 도로에서 발생한다.
회사 이윤의 80%는 20%의 고객으로 부터 발생한다.
제품 경험의 80%는 20%의 UI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패턴은 멱함수 분포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파레토 법칙"이라고도 알려져있다. 이 규칙을 통해 우리는 당면한 수많은 문제들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현재 단계를 가장 잘 헤쳐나가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할 때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중국 전국 시대 Tian Ji 장군의 말 경주 고사를 들어보고자 한다. 그는 다소 느린 말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경주가 시작되기 전에 상대방의 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후, 그가 보유한 가장 빠른 말을 상대방의 중간 말과 대결하도록, 그의 중간 말은 상대방의 가장 약한 말과 대결하도록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그의 가장 느린 말은 상대방의 가장 빠른 말과의 대결에서 패했지만 결과적으로 2번의 매치에서 승리함으로써 게임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80대 20 법칙의 적용방법은, 1) 현재 처한 상황과 문제점, 자원, 제약사항을 파악하고 2) 에너지와 자원을 쏟아야 할 20%가 어디인지를 정해서 3)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정보를 습득하고 전략을 짜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은 비지니스 전략을 짜는 것 뿐 아니라 자그마한 부분의 UI 에 대한 의사결정의 영역에 까지 모두 적용 가능하다.
개성이 없는 것도 어떤면에서는 개성이다. 좋든 싫든 당신이 만드는 제품은 둘 중 하나를 지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만 열어두고 마는 것보다는, 나름대로의 개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해보자.
이러한 생각의 과정을 흔히 minimum viable personality 라고 부른다. 혹자는 minimum desirable product 나 minimum delightful product 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이러한 minimum XY 시리즈들의 핵심 아이디어는 모두 동일한게 다음과 같은 질문에 기인한다.
어떻게 하면 만족스러운 제품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다음의 세가지 과정이 수반된다.
첫째, 의미가 있어야한다. 우리의 제품이 왜 중요한지, 이 제품이 가져올 미래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묶어 둘 수 있다. (비록 제품이 좋지 않더라도...)
테슬라의 로드스터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인데, 이를 통해 테슬라는 큰 이정표를 세우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 비전에 대한 축을 제시했다. 로드스터(MVP)는 문제 투성이 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테슬라에 기대를 걸었다.
둘째,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구글 검색이나 애플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가 그렇다. 기존의 제품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제품을 제시했을 때 고객들은 스스로 우리의 제품을 홍보하고 보호해준다. 단지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신의 제품은 실제로 기존 보다 10배의 경험을 제공하는 무엇인가가 한 개 이상 있어야 한다.
셋째, 디테일에 신경써야 한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일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디테일에 신경써야 한다. 선과 레이아웃과 컬러. 글자, 이미지, 도표. 인터랙션, 애니메이션. 모든 것이 포함된다.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 당신의 제품이 지니는 핵심 가치와 기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라. 최초 아이폰을 예로 들어 보자면, 배터리와 카메라, 비싼 가격 등 수많은 결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감상과 웹브라우징, 부드러운 음악검색과 커버플로우 등 고객의 관심을 끄는 핵심 가치는 매우 훌륭했다.
글자가 발명되기 이전에, 인류는 외우기 쉽게 운율을 넣어 이야기를 짓고 입에서 입으로 구전시켜왔다. 이것은 그들의 지식 전달 수단인 동시에, 정보 전달 수단으로서 이야기라는 매체의 강력함을 반증시켜 주고 있다. 제품 디자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스토리를 잘 이용하면 제품을 이해하기쉽고 흥미로울 뿐 아니라 잘 기억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그 기원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스토리의 위대함은 보통 어니스트 헤밍웨이로 부터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 따르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의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쉬운 단어로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좋으며, 보통 다섯 단어 이하의 글이면 사람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금새 깨닫는다.
데이터보다는 짧은 일화를 소개해 주는 것이 더 설득적이며, 위에서 언급한 많은 회사들은 그들의 홈페이지에 사용자들의 추천사를 활용하고 있다.
Airbnb 의 핵심 비지니스 모델은 신뢰이다. 그렇기 때문에 Airbnb는 신뢰성을 주기 위해 깨끗하고 정갈한 디자인을 추구함과 동시에, 사용자들의 실제 이야기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추천 글이라는 형태로 낯선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생성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말이다.
힉스법칙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의사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의사 결정을 위한 인지 부하가 증가할수록 사람들은 선택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즉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기대는 증가하고 만족은 감소하게 된다.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더 많은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이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즐기고 싶어한다. 이것이 바로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음 마음 이다. (FOMO - Fear Of Missing Out)
가능한 우리의 제품은, 사람들이 선택을 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사용자가 직접 선택을 해야 한다면 가능한 선택지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좋다. 애매한 경우에는 추천 옵션을 제공해주는 것도 사용자들을 배려하는 길이다.
한편 디지털 제품이 아니라, 비행기의 콕핏처럼 수많은 버튼들이 모두 나열되어 있는 아날로그 제품을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이때에도, 좀 더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불필요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컨텍스트를 고려한 좀 더 영리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는 없는지 말이다.
사람의 뇌가 한번에 인식할 수 있는 정보의 양(Chunk)은 제한되어 있다. 사용자를 혼란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보를 점진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한다. 구글독스 (Google docs)의 컨텐스트 메뉴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문서 편집에 필요한 수많은 기능들을 한번에 장황하게 보여주지 않고, 드랍다운 리스트와 버튼을 사용하여 점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점진적 노출방식은 전통적인 데스크탑에서의 동작 방식을 적용할 수 없는 모바일 환경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다.
Oscar Health 앱은 매우 효과적으로 점진적 정보 제공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예시로서, 사용자들로 하여금 a) 필요한 정보의 양 (chunk)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b) 질문들을 오가면서 소모해야 하는 인지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하면서 진전의 결과를 얻고 점차 발전해감을 느낄때 더욱 동기가 부여된다. 점차 목표에 다가갈수록 성취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디자인하는 시스템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현재 어떤 단계에 와있는지, 어떤 상태에 쳐해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진행해야할 태스크는 무엇이 있느지 알려주어야 한다.
Nextdoor는 간단한 태스크 리스트를 보여주는 방식의 화면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우선 1) 이미 등록 절차를 마쳤다는 것을 알려주고, 2) 친구나 가족들을 초대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한다. 물론 아직 앱의 메인 화면을 진입하기도 전에 친구초대 링크를 보여주는 것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할 수 도 있겠으나, 디자이너의 의도는 확실히 알 수 있다. "홍보할 수 있도록 한 번 만 도와주세요. 이 링크 좀 퍼트려 주세요" 라는 것을.
한편 Amazon은 화물 운송 현황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다소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게 남은 거리인지 소요 시간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하지만 그 어느쪽이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살짝 보는 것만으로도 화물이 운송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모션 디자인은 점차 하나의 영역으로 묶이고 있다. 사용자들의 주의를 끌거나 변경되는 내용을 알려줄 때 모션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주변의 생활 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들을 시스템 속에서 표현하여 직관적인 모션들을 제시해 보자. 그림자와 중력, 탄성 등을 이용하면 제품 디자인을 한층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기본적인 물체의 이동과 3D 공간, 시스템과 표준 등을 익혀보자.
*A/B 테스트같은 경우 많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해도 당연히 문제가 없지만, 디자인 초반의 검증 단계나 문제점 발견을 위한 테스트일 경우, 피험자 5명이면 충분하다.
혹시 팀 내에서 당신 혼자만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을지라도, 하루 이틀 정도의 짧은 디자인 스프린트(sprints)를 진행해보자. 가정의 단계부터 아이디어 스케치, 프로토타입까지 내용을 정리해서 5명의 피험자와 각각 15분 정도씩만 UT를 진행해보면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프로토타입에 충분히 공을 들여서 사용자가 "에이 이거 아직 가짜구만"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실험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험자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도와주기 보다는 조용히 관찰해 보자. 이 실험의 목적은 정해진 플로우를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 어느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고 어디를 보완해야 하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니 말이다. 피험자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잘 기록하고 세션이 끝난 후 분석해서 잘못된 부분은 수정해보자. 만약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괜찮다. 그 모든 것들을 새로운 개선점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
여기에 적은 꿀팁들은 당신이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과 경험적인 원칙들이다. 지키거나 말거나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컨텍스트에 따라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제품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유용함을 주기 위해 사람들의 인식 방식과 행동과 문화적인 관습까지도 분석해야 하는 일이다. 이 팁들을 각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해서 좋은 디자인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