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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Sep 07. 2024

내어주고 또 내어주는 사람

"베풀고 내어주어라. 사람들이 너를 이용하고 너에게서 더 빼앗아 갈 것이다. 그래도 내어주어라."  


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과연 진짜일까? 조건 없이 베풀어도, 그래도 내가 손해보지 않고, 호구가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호구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나 자신을 떠올리고는 한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원래는 주장을 잘 못하는 성격에다가, 내 이득을 따지지 못하고 대부분 좋은 건 양보해 버린다. 참을성이 있어서 그런지 불리한 조건도 잘 견뎌낸다. 그런 나를 주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걱정했다. 사회생활 하면서 약점 잡히지 않을까, 남 배려하다가 본인 건 못찾는 것 아닌가. 실속을 챙기라는 말을 내내 듣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거의 40년을 살아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재미있게도 난 한 번도 손해 본 적이 없다. 아니 손해는 커녕 하는 일마다 너무 잘 되었다. 도전하는 것 마다 기회를 만나고, 원하는 것 마다 착착 풀리는 그런 삶은 나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의 이 물렁한 성격이 어떻게 나를 도왔을까?


이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행운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고 사람을 통해 나를 찾아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를 받으면 고마워 하고, 최소한 받은 것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보답을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사람 심리는 기업에서 마케팅 전략으로도 쓰지 않나 - 무료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고객은 무의식적으로 신세를 졌다는 걸 기억하고 가게를 그냥 나올 수 없어 물건이라도 하나 팔아준다고 한다.  


화장품 샵에서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으면 꼭 미안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사게 된다 ㅎㅎ


그러니 내가 먼저 주면, 그것을 기억하고 또 언젠가는 돌려주려 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돈처럼 셀 수는 없지만 그렇게 쌓은 보이지 않는 복이 언젠가 나에게 돌아와 나를 도왔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걸 적극적으로 가져오는 "Go Getter"처럼, 더 적극적으로 남에게 주는 "Go Giver"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남을 돕는 사람이 어떻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The Go Giver라는 책도 있다. 무료의 짧은 영어 책인데 여기 글에 PDF로 첨부로 공유하였다. 글자도 크고 어렵지 않아서 가볍게 읽어보기 좋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여러 번 베풀면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어쩌면 받는 것을 애초에 원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면 굳이 미워할 필요없이 (더 큰 에너지를 쏟을 필요 없이), 고마움을 표하는 사람에게 더 집중하고 더 주면 된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 다가가서 먼저 더 내어주기. 아이러니하게 보이지만 주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간다. 윈윈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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