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썼던 이 글에 이어 쓰는 시리즈)
이민을 와 미국 부동산 관련 일을 했던 지난 몇 년. 그 간 수없이 링드인(LinkedIn)에 들어가 관련 공고와 일자리를 보았다. 벌써 8년이 다 되어가다니... 시간이 쏜살같군!
오랜 시간 그렇게 발을 담그다 보니 좀 더 알게 된 것은, 관련 일자리 중 유독 많은 회사가 더 열렬히 필요로 하는 직무, 찾고자 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LITHC"을 잘 알고 다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LITHC은 Low Income Housing Tax Credit의 약자로, 미국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한 집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세금 혜택이다. 누구든 저소득층을 위해 집을 지어 올리거나, 기존에 있는 집을 사서 개조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회사가 왜 LITHC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을 많이 찾냐면, 거의 모든 부동산 사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받은 세금 공제로 건설비용 전체를 다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혜택이 크긴 하다.
내가 만약 오늘 맨 땅에 아파트를 지으며 LITHC을 받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100호 정도 있는 15층 짜리 아파트를 짓고, 그중에 20호 정도를 "저소득층 호"로 지정한다. 그리고 그 20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월세를 낮게(해당 지역 평균 소득의 50% 이하로) 받으면 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건 '304호와 705호는 저소득층'과 같이 특정 호를 지정해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 즉 전체 호 수의 20% 정도가 저소득층이 사는 호 이긴 하지만, 누구도 몇 호가 그 프로그램인지는 모른다. (그리고 계속 돌려가며 바꾼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좋다. 가난한 사람과 같은 아파트에 안 살려고 편 가르기를 하는 세상에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뉴욕같이 비싼 지역은 1인 기준 $74,000달러까지가 저소득층의 기준이다. (1달러=1400원 기준 1억 ㅎㅎㅎ) 그러니 연봉이 평균에 비해 낮다 뿐이지 반드시 가난한 사람만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은 연봉이 높지 않으므로 많이 지원한다.
그러니 기업도 혜택을 받고, 개인도 때에 맞게 적절히 잘 활용할 수도 있는 좋은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