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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Jul 15. 2023

미국 회사 인터뷰 공략집 -2

이번 글에서는 그간 인터뷰를 하면서 배운 점,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미국에서 또는 다른 영어권 국가나, 외국계 회사에서 면접을 보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개의 잡 오퍼를 받기 위해 적어도 평균 두 자리 수의 인터뷰는 매번 했으므로 쓸모 있는 의견이길 바라며!) 한국 기업에서도 종종 영어 면접을 보기는 하지만,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느낌보다 혼자 스피치를 해보게끔 시켜 보는 쪽에 가까우므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약간 다를 수 있다.  


1. 거의 모든 인터뷰는 다 대화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니 아무리 질문 하나에 정성스레 답을 준비해서 달달 외워 읊을 수 있다 해도 내가 준비한 그대로 흘러가게 두지를 않는다. 이 부분을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자신 있게 외운 것을 말하다가, 중간에 상대방이 말을 가로막고 추가 질문을 하면, 갑자기 머릿속이 멍해진다.


그래서 사실 키워드 위주로 내용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떠오르는 키워드대로 풀어서 말하면 가장 좋은데, 문제는 긴장될 때는 영어 문장구조가 다 무너져서 단어만 내뱉다가 어설프게 끝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그래서 외우긴 하되 '문장 단위'로 외우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연기자라고 생각하고 대사를 외우듯이 연습하면서 준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외운 문장에서 자연스럽게 응용이 되고, 대화가 매끄러워진다.  


유튜브에 "Mock Interview"를 검색하면 참고하기 좋은 영상이 많다. 특히 같은 말도 어떻게 해야 매끄러울지 고민될 때 유용하다.


2. 인터뷰어가 물어보지 않았어도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준비한 이야기는 한다. 어떻게 보면 좋은 습관인데, 나는 대화를 할 때 주로 정확히 묻는 말에 대한 답”만” 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올 땐 당황해서 대충 때우다가 나오기도 하고, 다소 적절치 않은 질문이 나올 때도 너무 답을 찾는데만 애쓰게 된다. 인터뷰의 주목적이 ‘나라는 사람을 잘 드러내는 것’인 걸 생각한다면, 그다지 좋지 않은 습관이다. 물론 동문서답으로 상대방을 지치게 해서는 안 되니,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일단 하면서 자연스럽게 덧붙여 내가 전하려고 했던 본래 메시지로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답이 엇나가면 인터뷰어가 중간에 재차 질문할 것이므로 사실 약간의 동문서답도 괜찮은 듯하다.


3. 못하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비 답할 수 있는 멘트를 준비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X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당황해서 "I don’t know" 정도로 답이 나가고, 그러다가 대화가 어색하게 마무리된다. 반대로 ‘그 부분은 경력이 아주 많지 않지만 그와 관련된 A, B, C의 경험이 있어서 업무에 대한 이해는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끝맺음을 하는 것이 좋다.


인터뷰 준비 꿀팁 같은 것을 들으러 다니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Just be yourself’, 즉 ‘당신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는 조언이 있는데, 이것은 ‘나의 장점을 잘 강조하세요’로 해석해야지, ‘내 단점까지 솔직히 말해도 됩니다’가 아니다. 우스운 건 우리는 평소에 스스로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결심을 하면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나의 약점위주로 이야기가 넘어가게 된다. (실험. 주변 사람에게 본인의 장단점을 알려달라고 해보면, 대개는 장점은 한 가지 정도 말하는데 단점은 여러 가지를 나열한다) 거짓과장을 해서 단점을 덮는 느낌보다, 나의 장점을 잘 강조하는 인터뷰가 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일단 현지에서 경력이 쌓이면 인터뷰는 확실히 쉬워진다. 더 이상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얘기해 보세요’나 ‘동료와 어떻게 협업하시나요’ 같은 뜬구름 잡는 질문은 없고, 대부분 지금 하는 일이 면접 보는 직무와 얼마나 관련 있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업무는 매일 하고 있는 이 일상을 그대로 설명할 수만 있으면 되므로 사실 뭘 외울 필요가 별로 없다. 그래서 첫 번째 관문이 제일 힘들지, 그 이후로는 점차 수월해진다.


인터뷰는 사람과 교류하는 만남의 연장선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냥 영어를 쓰는 친구를 많이 만들고 자주 노는 방법이 가장 준비를 잘하는 방법이라고도 생각한다. 꼭 취업 목적 인터뷰가 아니어도 갖추고 있으면 참 유용한 능력인 것 같다. 내가 영어를 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좋은 기회를 많이 접했다는 것인데, 그래서 사실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영어교육을 시키는 것도 마냥 반대할 수가 없다. 공부 잘해서 1등을 해야, 서울대를 가야 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 인생을 어디로 어떻게 데려가 줄 지 성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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