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코머핀 Mar 29. 2023

세금에 대해

What I've learned about property taxes

시간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엄청나게 많은 걸 배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를 안다고 하기엔 너무 부족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체가 100 이라면 그 중에 0.1의 껍질을 핥은 것 같은 정도? 그 중에서도 배움에 있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동산 세금 (Property tax)에 관한 내용이다.  


세금이야 말로 개인 적인 감이나, 논리로는 추측이 불가능하다. 그저 만들어져 있는 방식을 따라야 하고, 그 방식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경험으로 밖에 알 수 없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애초에 가진 게 없어 낼 세금조차 별로 없었던 것도 나의 모자란 지식에 한 몫 한다 ㅎㅎ. 미국은 땅덩어리가 매우 큰 나라이므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주마다 다르고, 주 안에서도 카운티 마다 다르다.


왜 이렇게 따로 끄집어 내서까지 이야기하느냐고? 세금은 엄청난 비용이다. 즉, 렌트비가 너무 비싸서 서럽게 돈을 날리느니 내 집을 사기로 결정한다면, 집을 소유함으로 인해서 내야 하는 세금폭탄 때문에 차라리 집을 사지 않는 게 이득일 수도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시카고 근교의 세율은 부동산 가치의 2% 정도이니 내가 5억짜리 집을 한 채 산다면 매 년 10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게다가  평생 살 곳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는 경우라면 다시 되 팔 때의 중개 수수료(broker fee) 등 고려해야 하는 비용이 끝도 없다. 냉장고 하나를 사는데도 수많은 인터넷 서핑과 발품이 필요하듯, 부엌 선반이 이태리산 초호화 대리석이라 해도 덜컥 살 수 없는 게... 이 집 쇼핑인가 보다.


최근에 집중적으로 보았던 주요 미국의 주 중에 PA, NJ, MD, TX, 등 열 군데 남짓의 지역 중에 부동산세가 복잡하기로 끝내주는 지역은 역시 오하이오(OH) 주다. 오하이오 주는 6년에 한번씩 정식 부동산 가치평가를 하고, 3년 마다 한 번씩 그 가치를 업데이트 한다. 주 정부에서 정식 가치평가(Reappraisal)를 하면 집은 기존가치의 약 1.2배 정도 증가하고, 업데이트 하는 해에는 1.1배 증가한다. 이렇게 정부가 평가한 집의 가치에 따라 세금의 정도가 결정된다. 그래서 이 가치 평가 시기가 언제 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세금으로 나가는 비용을 예상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어느 카운티는 2021년에 평가를 했는데 옆 동네 또 다른 카운티는 2022년에 하기도 하고, 그 스케줄이 구역마다 또 다르다. 어떤 주는 심지어 정부 마음 가는 대로 하여 평가 패턴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특이하게도 이 부동산세에 관심을 갖는 의외의 기관이 있는데, 바로 그 지역 공립학교들이다. 학교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이 부동산세금을 걷어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집주인에게 최대 금액을 내게 하려 할 것이고, 집 주인은 그를 피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미리 앞당겨 내고 일부를 감면 받으려 하기도 한다. 이외 잡다한 각 지역별 상황들을 고려해 계산해야 하는 것이 세금이고, 그래서 오로지 계산을 위해 따로 컨설턴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쯤 되니 예전에 학교에서 교수님이 강조했던 문장이 떠오르는데 “부동산은 절대 투자가 아니라 소비”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 특히 해당되는 이야기 같지만, 정말 잘 생각해 보면 좋은 포인트다. 집을 사는 것이 일생에 한 번, 많아 봐야 두 번이 대부분인 개인이 투자목적으로 집을 사는 것이 맞는 결정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전세 제도가 있으면 모를까, 모기지를 30년 넘게 갚아서 다 갚는 날 파티를 하는 사람들로서는 애초에 백만장자가 아니고서야 한 번의 거래 자체도 버겁다. 물론 개인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세금문제를 고민하느라 기업이 부동산을 사지 않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어떤 투자를 할 때 앞으로의 오를 전망도 좋지만,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 들어가는 '유지비' 또한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