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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Feb 10. 2024

뇌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말 것

나의 삶을 바꾼 태도 #4

어느 날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스쳐 지나가듯이 아래 사진에 있는 문구를 보았다. 보는 순간 왠지 이 말은 저장을 해 놓아야겠다 싶었다. 사진으로 캡처해서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을 해 놓았다.


출처: 인스타그램

해석:

미루는 행위 자체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과하게 생각하는 것
필요이상으로 계획하기
필요이상으로 분석하기 등등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간극을 최대한 좁힐 때마다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문장을 매일 들여다보게 되었고, 또 자주 보다 보니 어느 날은 일상에 적용을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가능한 한 어떤 생각이 나는 즉시 실행에 옮겨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게 작년 10월 즈음의 일이었는데,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실험해 보기로 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했다:


평소에 회사에서 '언제 밥 먹자'라고 인사했던 동료에게 바로 밥 먹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싱크대에 남아있는 설거지를 빨리 해버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10초 안에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 갔다.

인사평가 시즌이 돌아온다는 것이 떠오른 바로 그 순간 매니저와 미팅약속을 잡고 승진을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의 후기: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 증가한다. 대부분 생각만 하고 실행을 미루는 경우는 그 일이 굉장히 하기 싫거나 또는 두려운 경우가 많다. 그 모든 귀찮았던 과업을 단칼에 끝내버리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묵힌 걱정 주머니를 내던진 이 후련한 기분! 내가 일을 미루려는 심산으로 했던 이런저런 걱정은 정말 한 개도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을 진짜 매우, 매우 잘 쓴다. 아무래도 인간의 생존 본능상 과한 생각은 부정적으로 관점으로 이어지는지 몰라도, 이상하게 생각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런데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실행에 초점을 맞추니, 쓸데없는 잡념에서 벗어나 당장하고 있는 행위 자체로 주의력을 바로 돌릴 수 있었다. '글을 쓸까' 하는 즉시 앉아 30분 알람을 맞추고 글을 썼더니 하고 있던 걱정은 잠시 미뤄졌고 글이라는 생산물이 남았다. 그렇게 하루 안에 운동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명상, 글쓰기와 독서, 심지어 자기 전 넷플릭스도 보는 엄청나게 알찬 하루가 만들어졌다 (당연히 풀타임 근무를 하는 동시에!) 몇 시간 전 가지고 있던 감정은 흘러가 사라지고 결과물이 남았다.   


"그때 하길 참 잘했네" 하고 깨닫는 시점이 늘어난다. 아마 인생의 가장 큰 난점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점이 아닐까? 오로지 시도를 하고 나서야, 그리고 그 선택이 너무나 만족스러웠을 때 "아! 안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사소한 것도 바로바로 실행에 옮겨버리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매일 든다. 이건 뭔가 정말 좋은 선택을 했을 때만 오는 기분이다.  

  

아쉬운 점이 조금은 있었다. 예를 들어 동료에게 밥을 먹자고 문자를 보내는 순간, 더 미루기 싫어 식사 장소를 안 가본 곳 아무 데로 빨리 정해버렸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내가 너무 사람이 많은 장소를 고르는 바람에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는데 대화가 별로 잘 들리지가 않았다. 장소 정도는 조금 시간을 두고 골라볼걸. 100%를 원했다면 한 80%가 이뤄진 느낌이었다. 그 20%가 조금 아쉽기는 아지만 아무 시도도 하지 않았으면 0이었으니 어쨌든 80은 이룬 셈이다.   


사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어느 것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 뇌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말고 그저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


대체 생각은 왜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이렇게 많을까. 생각을 시작하기만 하면 인생에서 펼쳐지는 모든 일의 답답한 부분을 금세 여러 가지 떠올릴 수 있다. '이건 왜 이 시점에 일어났을까', '왜 하필 나만 이런 상황일까' 등등. 조금만 꼬리에 꼬리를 물면 몇 년 전 나를 비웃었던 사람, 아무도 하지 않아 떠밀려온 일을 처리해야 했던 나 자신, 누군가의 이기적인 행동 등등을 떠올리며 분노의 도가니가 형성된다. 우리는 생각만으로 스스로를 지옥으로 내몰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가졌다.


이것은 우리가 해보지 않은 일, 가보지 않은 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 생각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생각을 두 번하면 이해할 일도 다섯 번 하면 오해로 끝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한 곳에 머무르려 하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할 이유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더 찾는다. 나의 뇌가 쉼 없이 만들어내는 불안에 갇히지 않으려면 생각의 고리를 깨고 움직여야만 한다. 현실은 상상과는 매우 다르다.


결론: 지금 바로 하기.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지 말고 (NOW, not 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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