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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우아해야 한다.

저렴 버전 예술 감성 에세이 #04

by 서안
세상의 시선이 어떠하든 나의 삶도, 당신의 삶도 우아하다.


당신의 삶은 우아한가?

그래야 한다.

삶이 짓밟히고,

존엄이 내팽겨지더라도,

당신의 삶은 우아할 가치가 있다.


미천함이란 없다.

미천함을 덮어썼던 그림 속 그녀들의 삶은 예술이 되었고,

그녀들에게 미천함을 덮어 씌운 이들은 모멸이 되었다.


그 누구도 미천할 수 없다.

그녀를 담은 드가는 그녀들을 담았을 뿐, 미천한 세간의 시선을 담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우아하다.

세상의 시선을 걷어치우고 본질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의 그림은 우아하다.


세상의 시선이 어떠하든 나의 삶도, 당신의 삶도 우아하다.


Dancers | Edgar Degas |1899


헨델이라는 독일 태생의 음악가를 떠나보낸 후

150여 년간 영국은 음악의 변방이었다.

퍼셀이라는 불세출의 음악가를 얻었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그를 잃는다.

그리고 다시 음악의 변방이었다.

200년이 흘러 엘가를 얻는다.

엘가를 얻은 영국은 더 이상 음악의 변방이 아니었다.


엘가는 가난했고, 엘리스는 부유했다.

엘가는 피아노를 가르쳤고, 엘리스는 배웠다.

엘가는 젊었고, 엘리스는 8살이 많았다.

엘가는 소심했고, 엘리스는 당당했다.

그러나 둘은 사랑했다.

모든 것이 상반된 둘의 결혼은 순탄치 않았다.


결국 둘은 맺어진다.

엘가는 엘리스를 얻었고, 엘리스는 엘가를 얻는다.

엘리스를 얻은 엘가의 선물이다.

Salut D'Amour


그들의 사랑이 우아함이다.

기품이 있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삶이란 이러해야 한다.

상실로 삶의 의미를 잃게 할 만큼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https://youtu.be/N5z3ZO0QfFE


와인 한 잔이 있다면 좋겠다.

가장 멋진 와인잔을 꺼내길 바란다.

차가운 황금빛의 귀부와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토카이라면 최상의 선택이다.

우아한 삶은 황금빛 달콤함이다.

당신의 삶이 그러하듯.


세상의 풍파가 나를 더럽히더라도,

치욕과 저속함이 나를 부패시킬지라도

썩은 포도에서 황금빛으로 태어나는

토카이처럼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에게 의미가 되어야 한다.

콘체르토의 불꽃 튀는 경합이 아닌,

기품 있는 배려와 아름다운 공감 이어야 한다.

엘가는 그렇게 음악을 완성시켰다.

음악처럼 삶도 그러해야 한다.


텅 빈 객석을 바라보아야 하는 삶일지라도

음악은 아름답듯

바라보는 이들이 없는 삶일지라도

삶은 아름답다.


당신의 삶은 존엄해야 하고, 우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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