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 버전 예술 감성 에세이 #05
지금 이 순간부터 오늘의 역사는 시작된다.
다시 시작하는 하루다.
모든 힘을 다해 행복해야 하는 하루다.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즐거워야 한다.
마음껏 웃고,
이 순간을 온몸으로 즐겨야한다.
다시 시작되는 하루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어야 하는 하루다.
엉망진창이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딛고 일어서야 하는 하루다.
지금 이 순간부터 오늘의 역사는 시작된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비너스의 탄생으로 르네상스는 다시 태어난다.
신의 정신과 땅의 물질로 지배하던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철학과 예술은 인간의 가치를 내세웠다.
르네상스는 인간의 가치로 신의 정신을 딛고 일어서는 때였다.
르네상스는 인간으로 시작했다.
보티첼리는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보티첼리는 비너스를 탄생시켰고, 비너스의 탄생은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그가 꽃피운 것은 르네상스였다.
드보르작 심포니 7번 3악장은 스케르초 비바체이다.
아주 빨라야 한다.
심장을 뛰게 해야 한다.
그래야한다.
단번에 써내려간 7번이었기에,
그만큼 자신만만한 7번이었기에,
당당한 몰아치는 음악이 나를 충만시킨다.
이대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가득차 터질듯한 에너지를 가지고 오늘을 시작한다.
손에는 잠에 찌든 정신을 되돌려줄 카페인이 필요하다.
커피가 아니라고 놀림을 받아도 되니, 이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어야 한다.
물 탄 커피면 어떠한가.
차가움이 느껴져야한다.
출근길에 들어야 제 맛이다.
차 안에서 혼자만의 흥분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걸으면서 이어폰이 찢어질 듯 들어야한다.
웅장한 시스템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리스닝은 분위기다. 시스템도 공간도 모두 분위기에 압도된다.
오늘을 시작할 때 들어야 한다.
1악장과 2악장은 건너뛰어도 좋다. 아니 건너뛰어야 한다.
시작은 매우 빠르게, 비바체로 시작해야 한다.
같이 몰아치는 것이다.
몰아치는 음악으로 오늘의 에너지를 가득 채우는 것이다.
눈 앞에 희망이 있다고 해도,
내 안의 충만함과 작열함을 느끼지 못하면
그것이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희망의 그 어떤 것도 들을 수 없고,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그렇게 채우고 오늘을 시작하는 것이다.
르네상스가 꽃피듯,
그렇게 오늘 나의 인생도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