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야기들

대체될 수 없는 것을 원한다면,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도

by 푸른색시계



어제 영화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을 보았다. 아쉬운 점이 꽤 있었지만, 내가 만약 사랑을 한다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 한 달 전에는 “블루 발렌타인”을 보았다. 사랑이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얼마나 공허하면서도 괴로운지, 사람을 얼마나 크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았다.


그 한 달 전에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았다. 별로 좋아하는 영화는 아닌데, 한 마디로 시절인연, 혹은 어린 시절 첫사랑의 추억과 덧없음을 표현하고자 한 영화였다.


그리고 또 그 한 달 전에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를 보았다. 기대도 없고 희망도 없어 보이는 삶을 살아가며 그럼에도 다시 사랑을 시작해 보는 이야기였다.



요즘은 연애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덕질, 운동 등등.. 본인의 기대에 충족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아예 연애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한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언가 빠졌다는 생각. 그러니까 요즘은 사람과 하는 사랑이 대체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사랑이 무언가로 대체될 수 있다고, 그것은 자기 계발이 될 수도 있고, 친구, 좋아하는 연예인, 본인의 취미 등등....


그러나 사랑이 대체될 수 있나?

갈수록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 없이도 사람은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사랑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그러나 사랑은 대체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녀를 사랑하니? 어떻게 알아? 단순한 질문이잖아.


영화 “아델라인”에서 앨리스의 아버지는 앨리스에게 묻는다.

그러자 앨리스는 대답한다.


그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요.


‘짝사랑이라도 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고, 그 때문에 마음에 끝없는 상처가 날지라도 괜찮다는 것일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결국 사랑은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 방향이든, 양방향이든, 사랑을 주는 것도, 사랑을 받는 것도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대체될 수 없는 것을 원한다면,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도 그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아닐까. 그만큼 사랑은 대체될 수 없는 무언가를 삶에 선사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자기 검열의 시대다. 우리는 너무나도 조심스럽고, 일부러 무관심하고, 그것을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믿는다. 사랑이 대체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그러나 이는 소수일 것이라 믿는다), 사랑을 느끼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닐까. 사랑을 정면돌파하고자 하는 인간. 그것을 숨기려 하지 않는 인간. 요즘은 그런 사람을, 그런 사람을 다루는 작품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끊임없이 사랑을 찾아 나서고, 혹은 사랑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공허한 현대인들이 사실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바람이란 바로 그런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네이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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