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소리-2

by 정현용

어제는 한동안 없던 두통이 다시 찾아왔다.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는 두통은 커피를 마시면 해소됐는데, 어젠 커피를 마셨음에도 두통이 있었다. 이게, 과민한 정서를 약으로 누르니 다른 방식으로 터져 나오는 건가 시시한 생각을 해본다. 우울증 약, 수면보조제, 두통약, 상처로 인한 소염제까지 먹고 자기 전 시간을 본 게 9시 15분, 눈을 뜬 건 4시 16분이었고 두통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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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뻥! 하고 터지면 나을까, 있는 힘을 다해 운동을 했다. 숨이 가빠지고 손목과 팔에 찬 보호대 때문에 손의 혈관이 팽팽하게 드러났다. 뒤집어쓴 모자 속에서 땀도 흐른다. 호흡을 가다듬고 물을 마시며 긴장된 몸을 느끼는 시간, 그 시간만큼은 불안에서 벗어난다. 내적, 외적 모두 무너져버린 자존감이 희미하게 살아나는 기분도 든다. 때론 과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던 내가 이렇게 된 게 분명 슬프지만 하루하루 이겨내면 그 예전의 나를 만날 거란 꿈을 꾸며 버틴다. 조바심인 걸 알지만 이런 기대마저 끊으면 내일을 맞이할 자신이 없는 게 내가 처한 현실이다. 행복하진 않아도, 기쁜 일이 없어도 지금은 그저 살아내는 게 목표다.


이 우울증 약은 몸에 퍼지면 아주 무거운 신발을 신은 거 같다. 모든 기운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 긴장을 풀어주는 거겠지만 썩 좋은 느낌은 아니다. 힘들지만, 괜찮지 않지만 누군가 많이 힘드냐고 좀 괜찮냐고 물어준다면 웃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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