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

by 정용수

그렇게도 벗어나고 싶었던

무거운 짐이었는데

막상 그 짐을 내려놓고 보니

홀가분 하지가 않다


짐을 내려놓는

내 나이가

이젠 누군가의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으로 산다는 건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내가 짐으로 대했던 그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매일 미안한 하루를 살았을 텐데


하지만

그 짐의 무게가 있어

거센 물살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는데


가벼운 내 인격으로도

교만한 자리에 올라서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는데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는 날

깨닫게 되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남겨진 인생의 짐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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