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의 본질

by 정용수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화기를 만들었을 겁니다.


짧은 세월 동안

전화기의 성능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지만

그래도 전화기의 본질은

보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있을 겁니다.


성능 좋은 최신의 스마트폰으로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너무 많습니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위로하고

어깨동무하며 살아온

고마운 동행들의 마음을

너무 쉽게 잃어버린 것 같아

가끔은

저장된 수많은 전화번호 앞에서도

마음 전할 이를 찾지 못해

아득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뾰쪽해져 가는데…….

전날의

맑고 둥근 따뜻한 목소리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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