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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강자(强者)

by 정용수

규정대로 차선과 신호를 지키고

능숙하게 차를 조작할 수 있으면

운전면허는 딸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운전을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도로 위에는 불법 유턴하는 사람,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사람,

신호를 무시한 채 난폭 운전하는 사람,

심지어 음주운전 하는 사람까지

함께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더라도

이런 비정상적인 운전자를 만나게 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운전은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운전자까지 고려한

방어운전이 늘 필요합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운전자들처럼

우리도 불법을 저지르며 운전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끔은 방어운전을 하는 것이

속상하고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방어운전은 지혜로운 선택이고 용기입니다.


이러한 방어운전은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인생이라는 도로 위에도

자신의 의견만 몰아붙이는 폭주족이 있고,

남이 힘들게 이루어 놓은 성과를 새치기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잘못으로 남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도

미안함을 못 느끼는 양심이 병든 사람도 존재합니다.


직장 내에, 같은 아파트 안에,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우린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를 자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상처받고, 함께 싸우며 망가지는 건

결코 지혜로운 일이 아닙니다.


난폭 운전자들이 빨리 가는 것 같지만

생각만큼 그리 앞서 가지는 못합니다.


불법을 저지르고도 큰 소리 치며 살아가는 사람이

배짱 편한 것처럼 보이지만 남모르는 스트레스로

건강과 마음이 더 빨리 무너지는 것을

우린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착하게 사는 사람이

연약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웃을 수 있는

진정한 강자(强者)는 선(善)한 사람입니다


악(惡)과 타협하지 않고

착하게, 거룩하게 살아가다 지쳐버린 이웃을 발견하게 되면

다가가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서로 간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로에는 여전히 정상적인 운전자가 훨씬 더 많고,

세상에는 착하고 정직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서로에게 증명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강자(强者)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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