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징역

by 정용수

봄날에도

가을빛 옷을 입고

여름에도

가을 노래만 부르는

무모한 내 그리움도

가을 숲에 놓아두면

비로소 정상이 된다


하루 두 번은 정확하게 맞는

고장 난 시계처럼

너를 잃은

그 가을에 멈춰선

고장 난 내 그리움도

가을이면

온전한 빛깔로 되살아난다


목숨 같은 사랑은 없다고

단정하는 세상 앞에

가을이면 내 그리움은

핏빛 단풍으로 일어나 저항한다


세월은 나를 잊었어도

아름다운 너를 사랑한

죄명으로

아직도 난

그 가을을 징역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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