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아름다움

by 정용수

여행자들이 감탄하는 아름다운 풍경도

그곳 사람들에겐 익숙한 일상의 한부분입니다.

여행자들이 연방 사진 셔터를 누르는 아름다운 거리도

그곳 주민들에겐 매일 걷는 평범한 골목길입니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 사람들 또한

반복되는 노동과 수고로 살아가야 할 하루하루의 무게는

내 삶의 자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잠시 머물다 떠나갈 여행자에겐

마냥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될 그곳에서도

일상의 삶은 또 그렇게 준엄하게 흘러갈 테니까요..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떠나올 때의 기대와 설렘보다

두고 온 익숙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문득,

해가 지고 어두움이 내리면 아름다운 여행지에서도

예기치 못한 묘한 슬픔으로 마음이 우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불 켜진 창, 예쁜 거리 어디에도

쉽게 문 열고 들어갈 내 집이 없음을 깨닫는

아득함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갑자기 낯설어지는

이방인으로서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보람된 경험이지만

무엇보다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건

‘낯선 아름다움’보다 ‘익숙한 일상’의 소중함입니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기쁨은

돌아올 곳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여행의 기쁨은

‘익숙한 일상’을 견고히 지키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풍경일 수 있습니다.

매일 만나는 일상의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익숙한 공간,

생업을 위해 매일 반복하는 일들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깨달아 갈 때

우리의 일상도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