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 두고

by 정용수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수 있음에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권리 한두 개는 포기하며 살아갑니다.


내 가족이 웃을 수 있도록,

내 친구가 조금 덜 미안해할 수 있도록,

때론 속상하고 섭섭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끝내 참아 가며 살아갑니다.


인생의 짐이 남들보다 무거운 사람들은

명절이 오면 마음이 참 불안해집니다.

이 사람 저 사람 사이에 끼여

서로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위해

위태한 줄타기를 명절 내내 하게 됩니다.


모두가 웃는 즐거운 명절이기를 바라며

가슴 졸이지만

그럼에도 결과가 늘 해피엔딩이지만은 않습니다.


착한 아들(딸)이고도 싶고,

좋은 남편(아내)이고도 싶고,

자상한 아빠(엄마)이고도 싶고,

좋은 사위(며느리)이고도 싶고,

좋은 동생(언니)이고도 싶어 애를 쓰지만

그렇지 못해 명절이면 가슴에 멍이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만 주장하는 지독한(?) 사람들 사이에서

혹시, 지쳐있는 그 사람을 발견하게 되거든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는 추석 명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날카로운 가시를 갖고도

서로를 아프지 않게 끌어안고 사는

고슴도치의 지혜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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