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홍시

홍시로 전하는 마음

by 청일


기다림이 가져다주는 행복이 있다.

떫기만 했던 생감은 한때 무익했지만,

시간을 품고 붉게 익은 홍시는

유익함과 달콤함이 되어 다가온다.

성급함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맛,

시간이 빚어낸 깊은 향기.


나는 두 손을 모아 조심스럽게 내민다.

무익을 유익으로 바꾼 인내의 시간과

내 마음의 붉은 빛을 가득 담아

홍시 한 알을 너에게 건넨다.


너는 가만히 바라본다.

받을까, 말까.

마음속에서 망설임이 오고 가는 것을 나는 안다.

이건 단순한 홍시 한 알이 아니라,

기다림과 정성, 그리고 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홍시는 떫은 시간을 지나왔다.

비바람을 견디고, 뜨거운 햇살을 머금으며,

서두르지 않고 제때에 알맞게 익어갔다.

마침내 붉게 물든 이 한알의 열매를 만들어냈다.


홍시로 나는 너에게 다가간다.

너에게 유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다듬고, 시간을 기다려,

마침내 한 알의 알참으로 너에게 닿으려 한다.

그때, 내 마음도 홍시처럼 따뜻하게 네게 스며들 수 있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