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아파트 위스테이!
세상에는 이런 아파트도 있어요!
위스테이 아파트!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름이다. 건설회사의 브랜드 이름이 아닌 그냥 위스테이(We stay)이다.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별난 이름의 아파트를 소개한다.
풀네임은 위스테이 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이다.
2017년 공동체 아파트를 위한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490세대에 대한 모집공고가 떴다. 1차 조합원으로 130세대 모집에 나는 협동조합 근무 1년 이상의 자격에 해당되어 1차 조합원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머릿속에 아파트라는 것이 사는(Buying) 개념의 주거공간이었다. 위스테이 조합원이라는 자격은 이제 사는(Living) 개념의 아파트로의 인식전환을 가져다준 계기가 되었다. 2차 일반 조합원 모집까지 진행되면서 500여 세대의 조합원은 모두 모이게 된다.
아파트가 착공이 되고 입주까지 2년 이상의 시간 동안 나는 동네카페에서 근무할 조합원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일도 같이 했다.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3개월 과정으로 1기 2기 3기 총 30여 명의 바리스타를 배출했고 배출된 바리스타들은 현재 동네카페를 지키고 운영하는 든든한 일꾼들이 되어있다.
공동체 개념의 아파트라는 것이 생소하던 그때 조합원들은 어떻게 하면 공동체 아파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회의도 하고 교육도 받으면서 서서히 공동체 아파트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가까이 일본의 사례를 연구하기 위하여 조합원들은 사비를 들여서 2박 3일 일본 탐방을 가서 공동체 마을이 어떤 시스템으로 굴러가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우리 아파트에 어떻게 적용시켜 나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했다.
그렇게 우리의 머릿속에 담긴 생각들이 하나하나씩 현실이 된 것이 동네부엌(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식사를 준비하는 공간), 동네카페(조합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공간), 동네 창작소(목공, 3D프린터, 당구장, 노래방, 음악실), 동네책방(조합원이 기증 또는 조합원이 추천한 도서들로 만들어진 도서관), 동네체육관(헬스장, 농구, 탁구를 위한 실내 운동장, 댄스장), 어린이 놀이방, 동네텃밭 등등이다. 여기에 백개의 학교라는 개념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결합된다.
나의 경우 커피를 알려주고 싶다면 커피 클래스를 만들어서 조합원들이 듣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클래스들이 열리고 있고 동아리 모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 여기엔 각종 운동, 댄스, 독서, 연극등 다양한 분야의 모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현재 합창 동아리, 탁구동아리, 자전거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동네카페지기로 동네카페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니 대부분이 아는 사람들이다. 예전 아파트에 살 땐 앞집, 아래 윗집정도만 겨우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다면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안부를 묻고 집으로 초대해서 차도 한잔 나누면서 정겨운 이웃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꽁날이라는 이름으로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내다 놓고 각자 만들 수 있는 음식도 판매하며 즐거운 시골 장터의 분위기도 만끽한다. 60+ 모임에서는 파전과 막걸리를 내다 팔고 장터를 구경하다가 다들 파전에 막걸리도 한잔 걸치기도 하고 최근엔 이웃 상점들도 참여하여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고 동네 노래자랑 대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끼를 발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1월 1일이면 무료로 떡국도 나누어 먹고 오케스트라, 가수를 초청해서 중앙 잔디공원에서 공연을 즐기기도 하고 영화제를 매주 개최해서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유명 영화감독과 함께 하는 영화 수다 떨기 모임도 이루어지는... 더 많지만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세상에 이런 아파트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여기 아파트에 살면서 여기에 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한다. 매일매일이 축제이며 매일매일이 함께 더불어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곳 이곳은 위스테이 아파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7rfwMCePw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