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떡,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

박고울 개인전

by 청일


어떤 단어 하나가 불현듯 나를 과거로 이끈다.

‘쑥떡.’


촌스러운 떡. 어릴 적 나에게 쑥떡은 그저 그런 음식이었다. 향긋하다 못해 강하게 풍겨오는 쑥 냄새도, 질겅질겅 씹히던 투박한 식감도 그때의 나로서는 도무지 좋아할 수 없었다. 아이의 입맛으로는, 세상 어디에도 내세울 수 없는 낡은 시골 음식일 뿐이었다.


하지만 세월은 언제나 우리를 거꾸로 걷게 한다. 반백 년을 훌쩍 넘어선 지금, 그 촌스럽던 쑥떡은 그리움으로 내 마음에 앉아 있다. 싫다고 밀어내던 것들이 오히려 사무치게 그리운 이름으로 바뀌는 것, 그것이 인생의 아이러니다.


명절이 끝나고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 내 차 뒷좌석엔 언제나 쑥떡이 실려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에도 그 향이 은은하게 차 안을 채웠고, 마치 그녀가 함께 타고 오는 듯했다. 학원을 새로 열던 날에도 그녀는 쑥떡을 한가득 만들어 오셨다. 그날 선생님들과 나눠 먹던 떡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나를 향한 응원과 사랑의 형체였다. 누군가의 수고와 정성이 그 안에 켜켜이 쌓여 있었으니, 그 맛은 단순히 혀끝에서만 머무를 수 없었다.


내 생애 가장 사랑했던 그녀. 그 이름은 ‘엄마.’

엄마는 그렇게 쑥떡의 추억을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셨다. 지금은 다시는 엄마의 손맛을 입에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때때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림 한 장 앞에 서 있던 오늘도 그랬다. 그저 먹거리였던 쑥떡이, 이제는 눈물로 그리워해야 할 기억이 되었다는 것이 서럽고 아리다.


그러나 나는 안다. 엄마는 여전히 나와 함께 있음을.

미각으로도, 향기로도, 기억으로도, 내 삶의 깊은 곳에 스며 있다는 사실을.


쑥떡은 사라졌지만, 엄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엄마라는 이름은 영원히 내 가슴 속에 살아 있다.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쑥떡의 향처럼, 따뜻한 손길처럼 다시 살아난다.


사랑합니다. 나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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