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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Jun 19. 2023

오자매의 브런치

진짜 브런치!


일요일 아침 10시 30분

오자매의 브런치 시간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둘째 딸 내외와 아들, 셋째 딸 내외와 딸, 넷째 딸 내외와 딸, 장모님과 처이모님 그리고 차로 15분 거리에 살고 있는 다섯째 내외와 딸들 그리고 첫째 딸인 아내와 나 이렇게 오자매의 브런치 타임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브런치 타임이 아니라도 거의 매주 얼굴을 보며 같이 식사도 하는 사이이지만 브런치 타임이 생긴 후부터는 조카들 까지 합세를 하니 대가족이 따로 없다. 아파트 상가를 임대하여 샐러드 및 샌드위치 바를 운영하는 덕분에 그 공간을 이용하여 매주 다른 메뉴를 개발하여 시식 겸 브런치를 즐기고 있다. 다들 일요일 아침이면 누군가 차려 주는 밥상을 그리워하는 시간이라 몇 명의 수고로움으로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브런치를 마주한다.

각자 맡은 영역이 있어서 나는 주로 커피를 담당한다. 맛있는 원두를 선별해서 그라인딩 하고 대용량 커피메이커에 종이필터를 장착해서 두 번을 내리면 모두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커피가 완성이 된다. 준비한 커피잔에 한잔 한잔 모락모락 커피가 따라지고 홀엔 어느새 커피 향과 함께 맛있는 음식의 단짠 내음들이 퍼지며 식욕을 자극한다. 9시 30분부터 처제들과 동서들이 가게로 내려가 우리 식구들이 먹을 브런치를 모두 준비하고 세팅까지 끝나면 나머지 식구들이 내려와 성찬의 아침을 맞이한다.


핵가족화가 되고 다들 한 자녀 내지 두 자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으니 예전처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갔던 대가족의 정겨움과 복작거림은 거리가 먼 생활들이지만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 이나마 모든 혈연들이 모여서 하는 식사는 그 옛날 대가족의 아침 식사와 다름이 없다. 식사를 하며 도란도란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보는 조카들의 안부도 확인하면서 우리 모두는 즐거운 브런치를 먹는다.

7월 중순이 되면 그동안 진행했던 브런치를 상품화해서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슬리퍼 브런치(집에서 슬리퍼를 신고 나와서 먹을 수 있는 브런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원래 우리 아파트가 조식이 있는 아파트를 표방하였으나 여러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서 불발이 되면서 조식에 대한 기대가 어느 아파트보다 강한 아파트이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편하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메뉴여서 나름 기대를 하고 준비 중이다.


비싸지 않게 그러나 푸짐하게 커피와 함께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모두가 꿈꾸는 일요일 아침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 6월 25일 아침 브런치 메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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