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내, 내가 사는 집

by 청일


우리 집은 동향이다. 아침마다 거실 창을 가득 채우는 해돋이는 굳이 새해 일출을 보겠다며 먼 길을 나서지 않아도 되는 호사를 누리게 한다.


불암산 정상이 바로 뒤에 있어 저녁 노을 또한 거실에서 직관할 수 있다. 비 오는 날이면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 산의 형체를 삼켜버린다. 그 순간 불암산은 마치 산중 깊은 곳에서 만나는 듯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별내는 신도시라는 이름과 달리 늘 고요하다. 조금만 나가도 북적이는 서울의 풍경이 낯설게 다가올 만큼, 이곳은 한결 느긋하다. 대형 쇼핑몰도, 끝없는 차량 행렬도 드물다. 서울의 소란을 뒤로하고 이곳으로 이사 온 지 벌써 다섯 해가 흘렀다. 이름처럼 별내는 늘 청량하고 푸르른 공간으로 내 삶에 스며들었다.


19층 창가에 서면,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답답하지 않다. 불암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은 작은 도랑을 만들고, 좁은 하천을 지나 왕숙천으로 이어져 마침내 한강에 닿는다. 하천 옆 산책로와 자전거길은 늘 생기로 가득하다. 맑은 물속에는 작은 물고기 떼가 헤엄치고, 오리들의 분주한 사냥이 풍경을 채운다.


자전거를 즐기는 나에게 이 길은 가장 큰 선물이다. 하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어느새 한강으로 닿고, 그곳에서 길은 전국으로 뻗어 나간다. 뒤로는 불암산의 정기를 품고, 앞으로는 한강으로 향하는 물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봄이면 벚꽃이 터져 산책로를 환히 밝히고, 사방에 넓게 조성된 녹지가 아파트 단지마저도 푸른 숲처럼 감싸 안는다.


집이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온기가 더해져야 비로소 삶의 터전이 된다. 위스테이 아파트에서 나는 그 온기를 느낀다. 도시 같지 않은 시골의 풍경과 정을 품고, 사람 냄새 나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은 내게 안성맞춤의 자리다.


별내, 위스테이.

내가 매일 살아내는 일상이 숨 쉬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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