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rents and Myself

데이비드 호크니

by 청일

1. 작가 소개


데이비드 호크니(1937– )는 영국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로,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회화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해 온 인물이다.

그는 팝아트 세대에 속하지만, 단순한 양식적 분류를 넘어 ‘보는 방식’ 그 자체를 질문해 온 화가로 평가받는다.


밝고 선명한 색채, 단순화된 형태, 일상적인 장면을 즐겨 다루지만 그 이면에는 시간, 관계, 기억, 시선에 대한 깊은 사유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인물화와 실내 풍경에서 호크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공간이 만들어내는 정서, 그리고 침묵 속에 드러나는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포착해 왔다.


사진, 아이패드 드로잉, 무대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했지만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언제나 하나였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2. 작품 설명


〈My Parents and Myself〉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자신의 부모와 자신을 함께 그린 작품이다.

화면 속 노부부는 같은 공간에 앉아 있지만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가구 위의 거울에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반사되어 있다.


이 작품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 존재하는

세대 간의 거리와 시간의 간극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밝고 안정적인 색채와 달리,

인물들의 굳은 자세와 침묵은 노년의 고요한 쓸쓸함을 드러낸다.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시선이자,

미래의 자신을 미리 들여다보는 장면처럼

이 그림은 관객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관계 속에서 나이 들어가게 될 것인가.


3. 나의 감상


쓸쓸하다는 감정을 그림으로 옮긴다면, 아마도 이런 장면일 것이다.

같은 공간에 앉아 있으되,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 두 사람.

시선은 공중에서 엇갈리고, 침묵은 방 안에 고여 있다.


차갑게 비어 있는 공간 속에서 노부부는 담담한 표정으로 시간을 견디고 있다.

세월을 켜켜이 쌓아온 내공의 깊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말없이 마주한 생의 끝자락만이 고요히 놓여 있다.

그린색이 품은 생명력조차 이 장면에서는

시들어가는 삶과 대비되어 더 깊은 쓸쓸함을 불러온다.


성장한다는 것은 절정으로 향한다는 말이지만,

그 절정의 끝에는 언제나 쇠락의 길이 펼쳐진다.

삶은 누구에게나 같은 궤적을 그리며 흘러간다.

자식들은 떠나고, 생업의 전선에서 물러난 자리는

소일거리와 긴 오후들로 채워진다.

그 시간이 여유일지, 고독일지는 결국 각자의 몫이다.


내 부모님의 말년은 요양원에서 조용히 흘러갔다.

장인어른 역시 그곳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셨다.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건강하던 몸은 뼈만 남은 채 야위어 갔고,

의식은 흐려졌으며, 식사는 멈췄다.

그러던 어느 깊은 밤,

돌봐주는 이 하나 없는 병상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하셨다.


그 어둠 속을 떠올릴 때마다

죄송스러움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 모습이 언젠가 내가 맞이하게 될

노년의 얼굴은 아닐까.

그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저며 온다.


노년에 닥쳐올 외로움과 쓸쓸함을

우리는 종종 미래의 일로 미뤄둔다.

그러나 그 대비는 결국

지금의 삶에서 시작된다.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못하듯,

그 누구도 대신 외롭지 않아 줄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자기애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몸을 돌보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으며,

삶의 감각을 끝까지 놓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의 삶을,

마지막이 너무 쓸쓸하지 않도록

하루하루 가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외로움 앞에서

혼자 무너지지 않기 위해.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