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파스빈 Jan 23. 2024

운동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새해 다짐으로 시작한 운동이 3주를 지나고 있고 작심삼일을 여섯 번도 한 것이니 시작이 나쁘지는 않은 거 같다.

직장 초년병시절에는 죽기 살기로 출근을 했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서 누가 일러준 것도 아니건만 가장이라는 굴레를 나도 모르게 뒤집어쓰고 살았었다. 그것은 아마도 보편적 기준이거나 객관적 표준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누가 정한 지도 모를 기준과 표준으로 남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열심히 살았었다.  새벽까지 음주를 한날도 어김없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회사로 가는 지하철에서 숙취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중간에 내려서 화장실을 들르면서도 8시 출근의 가이드라인을 한 번도 넘긴 적이 없는 건 먹고살기 위해서는 출근이라는 것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내게 주어진 숙명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나는 운동을 위하여 출근을 한다.  수영장으로 헬스장으로 근력운동장으로 출근을 한다. 지금의 출근은 먹고살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다. 가장의 짐을 지고 가정을 위해서 출근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서 출근을 한다

이제 드디어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느낌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내 육체를 버려두는 일이 아니라 육체를 보듬는 일이고 체력을 소진하며 느껴지는 힘에 부친 거친 호흡이며 살을 타고 내리는 진한 땀 내음을 맡는 일이다.  이게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 믿는다.  

그래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이 지점이 나를 사랑하는 출발점이고 지금은 그 출발점 위에 서있다.  


어느 80대 보디빌더 할머니의 몸에서 풍기는 자기애를 느끼며 60대 어느 때엔 나도 그런 자기애를 스스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 하루의 땀 한 방울이 나를 사랑하는 일이며 오늘 읽은 책 한 페이지가 지식으로 채워지지만 아니하고 지혜로 승화되는 것이 내 마음을 사랑하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하여 오늘도 나는 땀냄새 풍기고 책 페이지를 넘기고 글을 쓰면서 나를 사랑하는 일을 사랑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역진을 통한 전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