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수업
죽은 자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본다.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어본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 없다.
혼자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옥스퍼드 사전에는 DEATH가 이렇게 정의되어 있단다.
삶이 끝난 것! 죽어있는 상태!
죽음에는 힘이 있다고?
죽음에 어떤 힘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이어지는 답은 삶을 파괴하는 힘이 있단다.
2005년에 만들어졌다는 영상을 보며
문득 지금 화면에 살아있는 자는 아직 살아있을까?
의문이 든다.
오래된 사진을 보면 그곳에 나오는 사람 중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흠칫 놀랄 때가 있다.
사진 속의 망자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살았던 과거의 사람들!
모두가 저렇게 과거의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니 죽음을 어찌 생각하며 살지 않을 수 있을까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나오는 청춘예찬이 아침에 갑자기 생각났었다. 오늘 이영상을 보니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청춘은 잠시 머물다 간다는 걸 느낀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 비추어볼 때 먼저 떠나긴 이들과 내 죽음의 간극은 0.1초보다도 찰나일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내게 세상의 부재를 의미했지만
나의 죽음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다.
말 그대로 삶이 파괴되는 행위인 것이다.
오늘 망자와 함께 들은 수업에서 나는 깨닫는다
죽음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가야겠다.
삶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소멸되어 간다는 것으로 해석해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