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잊어버리고
달리는 몸 하나만 기억하는 흰 개가
달려본 적 없는 도로를
절뚝거리며 가로수 따라서 가고 있다
차들로 가득 찬 아침
늘어진 꼬리 제 엉덩이 치면서
왼쪽 다리 움찔할 때마다 세상은 반대편으로 비틀거렸다
낯선 냄새에서 얼굴을 찾듯
힐끗힐끗 돌아보는데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핸들 꽉 움켜쥐고
어쩜 우리의 노선은 같은지 몰라
가장자리에 갇혀
마시던 커피 흘려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동안
서로의 속도가 달라 너는 천천히 소실점이 되어갔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차들은 스치고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라디오에선 봄이 왔다는데
갑자기 눈발 날리고
미처 배우지 못한 하루가 후회처럼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