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by 플레이아데스

가장자리


집은 잊어버리고

달리는 몸 하나만 기억하는 흰 개가

달려본 적 없는 도로를

절뚝거리며 가로수 따라서 가고 있다

차들로 가득 찬 아침

늘어진 꼬리 제 엉덩이 치면서

왼쪽 다리 움찔할 때마다 세상은 반대편으로 비틀거렸다

낯선 냄새에서 얼굴을 찾듯

힐끗힐끗 돌아보는데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핸들 꽉 움켜쥐고

어쩜 우리의 노선은 같은지 몰라

가장자리에 갇혀

마시던 커피 흘려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동안

서로의 속도가 달라 너는 천천히 소실점이 되어갔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차들은 스치고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라디오에선 봄이 왔다는데

갑자기 눈발 날리고

미처 배우지 못한 하루가 후회처럼 길어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럴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