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12. 대한민국은 왜?

김동춘의 「대한민국은 왜?」를 읽고

by 띠띠리따띠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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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김동춘 교수의 저서 「대한민국은 왜?」를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고등학생 시절에 이미 읽은 적이 있는데요, 책 내용에 꽤 감명받아서 국어 발표 수업 당시에 이 책을 바탕으로 발표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후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인 개정판이 나왔길래 눈독 들이고 있었는데, 며칠 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는 냉큼 빌려왔습니다.


김동춘 교수는 90년대부터 여러 저서와 글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짚어내고 해결방향을 제시한 소위 진보 지식인들 중 한 명입니다. 가령 한국전쟁의 성격과 특징을 분석하고 전쟁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분석한 「전쟁과 사회」라는 저서를 발표하여 학계와 대중의 호평을 받았고, 2005년 있었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왜?」는 김동춘 교수가 일반 대중들은 위해 한국 근현대사를 되집어 보며 오늘날 한국사회가 지닌 문제점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조목조목 설명하는 역사서입니다. 1부는 열강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구한말 당시 개화파 지식인들의 행적을 따라가며 대한민국 보수세력의 뿌리가 어디서 발원하였는지 추적합니다. 조선 성리학 체제하에 차별받으며 관료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서얼, 중인 같은 재야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자생적 근대화가 실패로 끝나고 결국 대다수의 개화파 지식인들은 친일로 변절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2부는 해방 이후 강대국들의 냉전 전략으로 인해 한반도가 분단되고 거기서 비롯된 전쟁과 폭력을 집중 조명합니다. 미국은 제국주의 국가였던 일본의 전쟁범죄 책임을 묻어버리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우익세력을 전폭 지원함으로써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도록 기획했습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사상의 통제, 주권을 제약하는 불평등한 한미관계와 과거사를 덮어두려는 일본과 한국의 지배층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한 북한 좌익세력의 탄압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온 기독교 신자인 월남자들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합니다.


3부는 박정희 정권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가 겪은 폭력적 근대화, 산업화의 실태를 보여줍니다. 만주군 장교 출신의 박정희는 중앙정보부, 공안검사, 긴급조치, 유신헌법 제정 등 반민주적 기관과 조치들을 이용해 수 많은 시민들을 체포하고, 간첩사건을 조작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국가에 대한 비판을 원천 봉쇄되었고, 물질주의, 성장지상주의, 출세주의 등을 내세워 국민들끼리 우열을 나누고 경쟁하게 만드는 풍토를 조장했습니다. 그로 인해 생겨난 극단적인 학벌주의, 사회 전방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벌 가문들, 한계에 부딪힌 민주화 운동의 성과와 한계 등,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줍니다.


개정판에서 새로 추가된 3부 15장에선 한국과 일본에서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된 서적 「반일 종족주의」를 비판적으로 분석합니다. 한국의 민족주의를 비판하며 꺼내든 종족주의라는 단어의 문제점, 저자들이 무시한는 일제강점기 시절의 폭력과 억압, 고묘한 짜깁기로 왜곡한 통계까지 「반일 종족주의」가 가진 모순과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줍니다.


끝으로 저자는 주권이 제약된 반국가 상태의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균등, 화합, 안정, 정의라는 가치 아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남북간에 화해와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부분은 너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읽혀 살짝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남한과 북한 사회가 각각 가지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이 통일만 하면 장땡이라는 식으로 느껴져 살짝 당황했습니다. 물론 저자는 통일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겠지만 글쎄요. 정말 통일이 문제해결의 시작일까요? 아니면 추가로 새로운 문제들을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MZ세대인 제가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의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왜? 」는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함으로서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워온 역사와는 다른 시각과 견해를 보여줍니다. 제가 가진 역사관도 이 책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배워온 시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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