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20. 미크로메가스 ·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의 「미크로메가스 ·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읽고

by 띠띠리따띠뚜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는 관용의 정신으로 유명한 지식인입니다. 종교적 광신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태어나 평생을 종교와 권력을 비판하며 관용의 정신을 추구한 볼테르는 그로 인해 평생을 프랑스 밖을 떠도는 망명생활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현대 인터넷 상에서도 그가 했다고 전해지는 명언들이 올라와 종종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시인, 극작가, 소설가이기도 했던 볼테르는 살아생전 수 많은 작품들을 남겼는데, 오늘 저는 그 중에서 유명한 철학콩트 두 편 「미크로메가스」와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불의한 현실을 볼테르만의 재치넘치고 반어적인 문장들로 풍자정신을 풍부하게 담아낸 작품들이라고 생각되네요.


「미크로메가스」는 신성모독을 이유로 자신이 살던 시리우스별에 쫒겨난 시리우스인 미크로메가스와 토성 아카데미의 수장인 토성인이 지구를 방문해 인간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그리스어로 '작다'와 '크다'를 합친 이름을 가진 미크로메가스는 키가 36킬로미터나 되는 어마어마한 거인이자, 지극히 합리적이고 풍부한 지식을 지닌 지성인으로 그려집니다. 토성인 역시 미크로메가스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큰 키와 높은 지성을 가진 존재이고요. 이 두 외계인과 지구에 사는 인간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라이프니츠의 낙관주의를 조롱하기 위해 쓴 풍자소설입니다. 라이프니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최선의 세상이며, 악 또한 선을 위해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이는 악의 존재를 신의 섭리라고 주장하는 기독교적 논리에 뒷밤침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주장을 비판하고 풍자하기 위해 볼테르가 쓴 작품이 바로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입니다.


베스트팔렌 지방의 땅을 소유한 남작의 성에 사는 순진한 소년 캉디드는 스승 팡글라스로부터 낙관주의적 철학을 받아들인 인물입니다. 어느날, 남작의 딸이자 사랑하는 연인인 퀴네콩트와 키스하는 장면을 남작에게 발각당한 캉디드는 엉덩이를 걷어차이며 성에서 쫒겨나게된 걸 계기로 전세계를 도는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캉디드는 '모든 일은 최선으로 나아간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헤어진 연인 퀴네콩트를 다시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지만, 여정 도중에 맞딱뜨린 종교적 광신, 노예제도, 전쟁, 사기, 야만인들의 식인 풍습 등을 겪으면서 점차 스승으로부터 배운 낙관주의적 믿음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낙관주의자로 우습게 묘사되는 스승 팡글라르, 지극히 현실적인 사고관을 가진 하인 카캄보, 팡글라르와 정반대의 사상을 가진 철학자 마르틴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들을 통해 종교적 낙관주의의 실상을 낱낱이 폭로합니다.


두 작품들을 통해 볼테르는 인간 세상의 부조리를 비판합니다. 병사들은 평생 본 적도 없는 지도자를 위해 평생 가본 적도 없는 땅을 두고 목숨을 받쳐 싸우고, 광신자들은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잔인하게 탄압합니다. 우주에서 보면 티끌만큼 무의미한 이념에 사로잡혀서 말이죠. 저는 이에 대해 볼테르가 내리는 해법은 관용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볼테르는「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의 마지막 장을 해안가 마을에 모인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새로운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모습으로 그려냅니다. 이를 통해 볼테르가 꿈꾸는 세상, 즉 서로의 생각이 존중받고 모든 이들이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볼테르는 낙관주의를 조롱하며 인간의 악한 본성이 만들어 낸 불의한 세상에 분개했지만, 동시에 인간이 지닌 연민과 이성의 힘을 믿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세상에도 만연한 광기와 폭력 속에서 볼테르가 전하는 메시지를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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