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5. P세대

빅토르 펠리빈의 「 P세대 」를 읽고

by 띠띠리따띠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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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핀천의 「 제49호 품목의 경매 」에 이어 이번에 손에 든 책 역시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고전이다. 바로 러시아의 작가 빅토르 펠레빈의 「 P세대 」이다.

1962년에 태어난 빅토르 펠레빈은 소련 붕괴 이후 포스트 소비에트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1991년 소련의 붕괴는 전세계적인 충격이었겠지만, 특히 소련의 국민들은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들이 믿었던 세계관이 한순간에 붕괴해버린 경험은 이후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사람들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영향력을 끼쳤다.


소설 「 P세대 」는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를 살아가던 러시아 젊은이 바빌렌 타타르스키의 행적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한때 시인이라는 꿈을 꾸었지만 소련 붕괴와 함께 꿈을 접은 타타르스키는 길거리 매점에서 담배나 팔면서 하루하루를 목적의식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 세르게이 모로코빈의 주선을 통해 광고 카피라이터로 데뷔하게 된다. 카피라이터로 승승장구하게 된 타타르스키는 마침내 방송국에 들어가 정치인, 기업가, 체첸 반군 등 러시아의 유력 인사들을 3D 랜더링해 방송을 조작하는 업무를 맞게 되고, 마침내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여신 이슈타르의 새로운 남편으로 선택된다.


지난 번에 읽은 「 제49호 품목의 경매 」에 비해, 이 책은 지나치게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초반에는 다양한 대중문화 이미지와 종교적 상징이나 비유들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점점 읽어나갈수록 그런 이미지와 상징, 비유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점점 벅차고 지루해졌다. 광고와 매체를 통한 새로운 대중통제 방식을 그려낸 장면들은 눈 여겨볼만하지만, 정보과학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의 등장을 목격한 세대에 속한 나로선 어쩐지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내가 소련 붕괴를 경험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감상이 느껴지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소설이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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