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1

살아있니?

by 자백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깨우는 소리가 온 세상에

가득하다

나에게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즐겁다








연말이 꼭 아니더라도 늘 하는 의식이 있으니 작년과 같은 '작심삼일'에 수고이다.

새로 다지는 목표와 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취업, 결혼, 여행, 운동, 이직등등 자기만의 목표에 과정을 고민한다.


나는 한번 생각을 해 보았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부터, 다소 빈정거리는 말투와 때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한심스럽고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 그런 질문을 하는 거라 타박도 한다. 단순한 질문에 후폭풍이 이리 거세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2년째 일을 안 하고 있지만,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상하리 만큼 불안이 없는 내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퍽 신기한 모양이다.

한국 사회에서 마흔이라는 나이는 마땅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역할이 분명 정해져 있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 지옥철을 겪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경쟁, 건강의 적신호가 울리지만 그만 둘 수 없는 상황들. 감정은 말 그대로 사치일 뿐이고, 그 또한 누군가에게 쉬이 말할 수 없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렇다면 나는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으니.. 근무태만일까! 역할 태만일까?

일을 안 하니 밥도 먹지 말아야 하는데.. 돼지띠의 과도한 식성은 이를 가볍게 무시해 버린다.

이에 질세라 건강을 이유 삼아 다이어트도 내 작심삼일에 굳이 포함시켜 본다.


아! 며칠 전 중고거래에서 사담을 나누다가 일을 안 한다니깐, 사업하냐고 묻더라.




평일 오전에는 도서관 강좌나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정년 퇴임한 어르신부터 휴직 중인 아이 셋 엄마, 일상이 무료해 산책 겸 마실 나온 분들.

비교적 나이가 젊은 남자는 나 혼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는 그렇다. 다들 신기한 듯 쳐다본다.

아이가 있다고 하면 더 놀라곤 하신다.

'돈 벌어야지! 이 시간에 왜 있어?' 늘 듣는 말이다.


잠깐 오해가 있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일도 안 하고 사장님 소리 듣는 사업은커녕,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고. 모아둔 돈 역시 없다 답하지만 그 역시 합리적 의심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딱 한 달 생활비만 통장에 있고 빛은 그 몇 배이다.

믿고 안 믿고는 여러분의 몫이지만 사실이다.


의학적 살아있는 상태 말고 내 선택과 이유에 대해 증명하며 살고 싶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와 설렘, 분위기에 휩쓸려 세우는 목표 말고, 좀 더 재미난 일을 해보고 싶다.

천성을 핑계 삼아 게을리 찾고 있으니 눈치는 안 보련다.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


시작을 하는 사람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타인에 대한 시선과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삶의 선택은 내 몫이니 핑계는 불필요할뿐.

.

.

나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나눠준다.

지금은 사용하지는 않지만 언제 가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잘 없다.

그렇게 가지고 있었더니 가치가 무색해질 정도로 결국 짐만 되었다.

물건이든 배움이든 내 선택이 아니라면 허탈한 마음이 클 뿐이고, 의미조차 불분명해지지 않을까.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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