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끌어주는 "그냥"
사전적 의미로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한 가지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크고 작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모든 선택과 행동이 반드시 의미를 가져야 할까? 매 순간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일은 그 자체로 피로감을 주지 않는가?
요즘 나는 아침 수영을 한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7시에 수영 강습을 들은 뒤 8시 30분에 출근한다. 최근 유행하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문득 나 역시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어느덧 반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장에 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조금 놀라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꾸준하고 성실하게 해 본 일이 있었던가?"
곰곰이 떠올려 보아도 마땅한 기억이 없다. 그동안의 나는 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나 보다.
그렇다면, 왜 유독 수영만큼은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었을까?
수영이 재미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단순한 흥미만으로 몇 개월간 지속적인 습관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아침 수영을 마치고 나와서
들이키는 아침공기는
그렇게 상쾌하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 나는 결심을 했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수영을 가야지."
그리고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같은 결심을 반복했다.
그렇게 며칠, 몇 주 동안은 이러한 결심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이제는 별다른 결심 없이, 눈을 비비며 자연스럽게 일어나 수영장 갈 준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더 이상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닌, 숨 쉬듯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아침 수영이 습관화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멈춰 있는 물체를 처음 움직이게 하려면 강한 힘이 필요하다.
결심과 다짐이란 것도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하기 위한 강한 힘이다.
하지만 일단 물체가 굴러가기 시작하면, 더 이상 처음과 같은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가볍게 툭 밀어주는 것만으로도 계속 굴러간다.
습관 형성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의지와 결심이 필요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행동 패턴이 자리 잡는다.
내 경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아침 수영이, 어느덧 세수하듯 당연한 일상이 되는 데까지.
그 후로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수영장에 가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특별한 고민 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지금, 나는 그것이야말로 습관이 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