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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남아 사랑꾼 May 12. 2024

붐빔과 평범함의 차이

5월 두 혼사


어제 5월 휴일, 두 탕의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은퇴 후 하루에 2번 참석은 좀 '오버'라는 소릴 들을만하다  싶지만요.


두 혼사의 혼주는 둘 다 오래된 인연이고, 혼사 소식을 받았고, 경사스러운 날인 데다가 인연의 소중함이 소중하기에 하루에 한강을 왔다 갔다 했지요.


힘든 해외 방문을 마치고 온 다음날, 내가 결혼식 2탕 참석을 여주에 있는 집사람이 알면,  또 잔소리할지 싶어 강북의 결혼식 이야기는 생략을 했지요. 뭐 정치할 거냐며 빈정댈 것이 뻔하니까요.


한 곳은 30년 지기 전 직장 후배 동료의 큰아들 결혼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20년 넘게 일로 만난 언론사 간부의 큰아들 결혼식이었습니다. 둘 다 각자 직장 관련 되는 장소가 식장이었다는 거 말고는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차이라고 해봤자 눈에 보이는 속세적인 것이지만요.


해외 생활을 오래 한 동료 아들의 결혼식장 화환은 적절한 수준이었고, 혼주와 축하인사하는 줄은  한참 담소를 나누어도 눈총 받지 않을, 여느 결혼식 풍경 정도였지요.


하지만 딴 결혼식 모습은 매우 달랐습니다. 20층 식장엔 화환이 꽉 찼고  

화환도 각계각층의 화환들이 즐비했지요. 식장 입구를 못 꿰찬 화환들은 1층 건물 전체 입구 복도에 3열 종대로 줄지어 있었지요. 해외 떠돌이 생활을 오래 한 저로서는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전 총리, 현직 장관들, 대기업 인사들, 당연히 언론계 인사들도 보였고요.


저는 서둘러 인사하고 저녁도 안 먹고 여주로 가서 김치찌개 저녁을 먹었습니다. 최근 지방에 사는 '초딩 여친(남들이 오해할 그런 여자 친구가 아니고, 시골 초등학생 친구)가 보내준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를 준비해 놓았다는 집사람표 찌개가  피로연 스테이크보단 더 맛있겠다 싶어서지요.


전 이 대조적 결혼식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 내  다름의 한 면을 보았습니다. 붐밈과 평범의 그 정도 차이이지만요.


최근 회자되는 책 '평범하여 삶을 향한 찬사(마리나 반 주일렌)'에서 말하는 '그만하면 괜찮아'라는 중용의 미덕이 동료 혼사인 것 같아 더 좋아 보였습니다.


저는 직장 동료가 집사람과 일찍 사별하고 혼자서 아들을 잘 키워 결혼시키는데 대해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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