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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비오는 날 부산 풍경

평화의 가치를 생각하며

by 동남아 사랑꾼

며칠째 부산에 비가 내린다. 기록적 폭우라고 야단이다. 어젯밤 해운대 해변 끝 미포 해변은 안개에 휩싸여 흰 포말을 일구며 포효하는 파도만이 오고간다


아침 유엔기념공원(구 유엔 묘지)에도 비가 내린다. 까만 우산 위로 우두둑 소리가 들리고, 젖은 아스팔트 보도위에 왕관처럼 빗방울이 튕긴다.


며칠전부터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공격(preventive attack)을 했다. 언론 보도의 용어다. 엄밀히 말하면 선제공격인지, 예방공격(preventive attack)인지 불분명하지만, 보는 주체에 따라 다를지 싶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개발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10배 큰 인구과 풍부한 석유 자원에 시아파 리더격인 이란이 핵까지 보유하면 '임박하고 명백한 위험(imminent, present and clear danger)'에 직면해 국제법적으로 허용된 선제공격으로 여기고 있다. 이란 입장에선 이스라이이 임박하지 않은데 '느끼는 위협(a perceived threat)'에 근거해 국제법적 불법행위인 예방공격으로 본다. 이런 상대적 공방을 차치하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치고 받는 국지전은 자칫하면 미국의 개입과 유럽의 관여로 인해 더 큰 전쟁으로 확전될 우려마저 있다.


이리되면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심화되고 있는 미중 경쟁과 아직도 진행중인 러-우 전쟁의 지정학적 복합위기가 한층 더 불확실해지고 복잡해져 석유 등 에너지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를 줘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가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국내적으로 작년 12월 느닷없는 비상 계엄 이후 불확실성에 쌓여 외교 정체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외교 복원의 시동을 걸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게도 실존적 도전이다. 국내 경제가 IMF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인 상황에서 중동 에너지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가 사활적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내주면 6.25 발발 75주년이다. 여러 단체의 기념 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한다.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며 군인은 물론 민간인 희생까지 겪고 있는 국제 분쟁을 목도하며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2333명의 유엔군 영혼들을 생각한다. 이곳은 '추모의 공간', '보은의 공간'이자 후세 세대들의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상기시키는 '교육의 공간'이다.


이스라엘의 잠재적 핵보유국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은 사실상 핵보유국 북한의 핵위협을 이고사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도 진지한 고민거리를 던저주고 있다.


비오는 우울한 이때, 유엔기념공원의 영산홍, 장미며 막 피기시작한 수국과 타 세콰이어를 보며 내마음을 달래본다.


한태 우정의 다리로 연결된 작은 동산의 수국


메타 세콰이어 길


비오는 유엔기념공원에서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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