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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새벽의 어둠

어둠은 빛을 못 이긴다

by 동남아 사랑꾼


바닷물과 하늘의 경계가 없는 칠흑, 새벽이 오기 전 모습을 응시한다.


바다 저 한가운데 몇 개의 지나가는 배 불빛과 아파트 아래의 가로등과 나처럼 일찍 눈 뜬 올빼미의 아파트 창문에서 나오는 빛만이 새벽이 오기 전 어둠의 토탈 지배를 못하게 할 뿐이다.


얼마나 바라보고 있을까. 차츰 잠에서 깨어난 눈도 주위에 적응되면서 검푸른 바다에도 작은 파도가 일렁인다. 귀 기울이면 파도 소리도 난다.


동이 트기 전 새벽이 제일 어둡다더니 그런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그런가.


그래도 수평선 저너머로 아침 해는 떠오른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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