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윤, <책쓰는 책> (오도스, 2021)
자, 우리 책을 씁시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같이 글공부하는 사람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한다. 아직 글도 한 편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언감생심 책이라뇨 하면서. 그러면 나는 더욱 힘주어 말한다. 책을 써야 합니다. 글도 책을 쓴다는 마음으로 써야 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세 명의 벽돌공이 부지런히 벽돌을 쌓고 있었다.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두 번째 벽돌공에서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두 번째 벽돌공이 말했다.
“나는 일당을 벌고 있소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벽돌공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말이요? 나는 지금 최고의 성당을 짓고 있답니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내 말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명의 벽돌공은 똑 같은 일을 하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마음가짐이 달랐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그저 일을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은 일당을 벌고 있었다. 마지막 사람만이 자신이 벽돌을 쌓는 목표를 알고 있었다. 그는 벽돌을 쌓아 성당을 짓고 있었다.
위의 에피소드는 데이비드 슈워츠가 쓴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는 책의 내용을 변형한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리더의 자기암시법’이다. 나는 ‘리더’의 자리에 ‘저자’를 넣어보라고 말한다. 무릇 글을 쓰는 사람은 저자가 되고자 해야 한다.
저자란?
작가(作家,writer)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저자(著者, author)는 ‘책’을 쓴 사람을 뜻한다. 작가가 쓰는 글이 ‘벽돌’이라면, 그 벽돌을 쌓아 ‘책’을 써야 한다. 책을 쓰면 저자가 된다. 저자라는 말을 영어로는 ‘오서author’인데, 여기에서 ‘오서리티authority’가 파생되었다. ‘권위’를 뜻한다.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권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책을 써본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바지만, 책을 쓰기 이전과 책을 쓰고 나서의 삶은 많이 다르다. 예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기회들이 저자에게 다가온다.
저자는 책을 쓰지만, 책은 저자를 만든다. 책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삶이 펼쳐진다. 책이 팔려 수입이 들어오고, 책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고, 책에서 다룬 내용으로 강연을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책을 쓸 수 있는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 첫 책을 쓰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써보면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쓰는 것은 한결 수월해진다.
이 책은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책을 내는 상업용 출판을 염두에 두고 썼지만, 반드시 상업용 출판을 염두에 두고 책을 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자신의 성장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다. 단편적인 생각들을 모아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자신이 진짜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깨달을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단편적인 생각이 아니라 더 큰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단단한 매듭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매듭이 있는 삶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매듭이 발판이 되어 더 높은 경지로 오를 수 있게 된다.
책을 써라
이 책의 목표는 오직 하나이다. 당신 스스로 당신의 책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쓴 책이 좋은 출판사를 만나 정식으로 출판되면 더 없이 좋은 일이고, 설령 이번에 쓴 책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당신은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그대여, 책을 써라. 책을 써서 손해볼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책을 쓰는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고 거짓말하지는 않겠다.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쓰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책을 쓰는 도중에 그만 두고 싶을 때도 많고, 책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수없이 많이 만들 수 있다. 무덤에도 핑계가 있다는데, 삶이야 얼마나 핑계가 많겠는가.
하지만 모든 핑계를 뒤로 한 채, 쉬지 말고 책을 써라. 이 책은 책을 쓰는 당신을 응원하고, 책을 쓰는 이유와, 책을 쓰는 방법을 당신과 나누기 위해서 쓴 것이다. 나는 이미 20권 넘게 책을 쓴 인문학 작가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노하우를 모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또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서 책을 쓰는 사람 역시 반드시 성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와 당신은, 책을 쓴다는 목표를 가지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길동무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이러한 길동무를 도반(道伴)이라고 한다. 이제 그대와 나는 도반이다. 학생과 선생이 아니라 친구로서 우정을 나누며 힘든 길을 같이 가자. 나와 여러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