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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Oct 10. 2024

오늘 : 감자의 세 번째 새끼들

2024. 10. 10.

1.

감자는 우리 집에 상주하는 노랑점박이 어미 고양이다. 감자의 출산력은 엄청난 것이어서 2년 만에 세 번이나 출산을 했다. 감자가 낳은 첫 새끼 들은 지난해 7월에 가파도에 한 달 살이하면서 소개했다. 놀자, 달리자, 숨자, 싸우자 등으로 이름을 지어줬었다. (2023년 7월 23일 자 브런치글),

그리고 이 아이들이 성묘가 되어 내가 살고 있는 집 마당에 나타난 글도 실었다.(2024년 2월 5일 자)

감자가 다음 번에 낳은 새끼 중에 카레가 있는데, 이 고양이는 처음 발견했을 때는 주먹만 했는데, 이제는 성묘가 되어 어미인 감자보다 덩치가 더 크다. 수고양이라서 성장이 빠르다. 그리고 이 고양이는 인간의 손때가 안 탄 고양이라서 지금도 내가 만지려고만 하면 도망친다.

저 노랑줄무늬 고양이가 카레다.

2.

그리고 감자와 카레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미니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놀랐던지. 세 번째 새끼 중에 한 마리를 마당에서 발견하고 그 자그마한 몸집에 반해 미니라고 이름을 지어줬었다. 하지만 다른 새끼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숲에서 키워 죽었나 싶었는데, 며칠 전부터 낯선 새끼 고양이들이 출몰하여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감자의 새끼임을 확인하였다. (제 보일러 실에 들어갔더니 감자와 같이 있던 두 마리 새끼가 후다닥 나를 피해 달아났다.)

감자 뒤에 있는 고양이가 미니.

그리고 그중 한 마리가  내가 브런치 4월 24일 자에 써놓은 삼색이었다. 감자가 갓 태어난 삼색이 새끼를 물고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고 나서 얼마나 후회하고 걱정을 했던지 이후로 보이지 않아 혹시 밖에서 지내다 굶어 죽거나 물려 죽지는 않았는지 걱정했는데, 무사히 자라나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하얀 피부에 얼룩 꼬리를 가진 새로운 새끼까지.


3.

그러니까 감자가 세 번째로 나은 새끼가 몇 마리나 되는지는 모르지만(보통 3~4마리를 낳는다.) 내 눈앞에 미니를 포함하여 3마리가 나타난 것이다. 아이고 무사히들 살고 있었구나. 나는 갑자기 어미 고양이 감자가 기특해져서 참치캔을 하나 따서 혼자 다 먹도록 해줬다. 그리고 이름 없는 새끼 고양이에게 무와 당근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삼색이 고양이가  (흙)당근이고, 하얀 몸에 얼룩꼬리를 가진 것이 무다. 미니와 마찬가지로 사람 때를 타지 않았는지, 먹이를 주면 조심스럽게 다가와 눈치를 보며 입을 대다가 사람 기척만 보이면 부리나케 도망친다. (아이고, 귀여운 것들)

생긴 것도 어미인 감자를 닮아 귀가 오뚝하고 몸매가 날렵하고,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제 눈에 안경인가?) 움직임도 빨라서 도망치는 속도가 전광석화다. 멋지다. 아마도 이 고양이들이 마당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은 어미의 초대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집 마당은 안전하고 먹을 것이 많단다. 숨지만 말고 나와 지내도 돼.) 숲 속에서 숨어만 지내다가 요즘은 내가 마당에 나와 있어도 모습을 보여준다. 잘 자라줘서 고맙고, 모습을 드러내줘서 반갑다. 인연이 닿을 때까지 잘 지내보자. 

얘는 하얀 무를 닮아 무라고 지었다.
내가 집안으로 들이지 않고 나서 생사를 걱정했던 삼색이가 당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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