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에서 <대학> 읽기 6 : 자신을 속이지 않기

by 김경윤

6. 성의(誠意), 뜻을 성실하게 함


뜻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나쁜 냄새를 싫어하고 멋진 모습을 좋아하는 것과 같습니다. 뜻을 성실하게 하면 스스로 만족하게 됩니다. 그래서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조심하게 됩니다.


所謂 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 自謙. 故 君子 必愼其獨也.

소위 성기의자 무자기야. 여오악취 여호호색. 차지위 자겸. 고 군자 필신기독야.


소인은 한가롭게 지낼 때 못된 짓을 하다가 군자를 보면 슬그머니 못됨을 감추고 착한 짓을 하는 척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 속을 허파와 간을 들여다보듯이 훤히 들여다보니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를 “마음속에 있는 성실함이 밖으로 드러난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조심하게 됩니다.

小人 閒居 爲不善, 無所不至. 見君子而后 厭然 揜其不善 而著其善.

소인 한거 위불선, 무소부지. 견군자이후 염연 엄기불선 이저기선.

人之視己 如見其肺肝 然則何益矣. 此謂 誠於中 形於外. 故 君子 必愼其獨也.

인지시기 여견기폐간 연칙하익의. 차위 성어중 형어외. 고 군자 필신기독야.


(공자의 제자인) 증자가 “사방에 눈이 있어 쳐다보고, 사방에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증자왈 십목소시, 십수소지 기엄호.


부자는 집을 멋지게 꾸미고, 군자는 마음을 빛나게 만듭니다. 마음이 넓으면 몸이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성실하게 합니다.


富 潤屋 德 潤身. 心廣體胖 故 君子 必誠其意.

부 윤옥 덕 윤신. 심광체반 고 군자 필성기의.



1.

팔조목 중에 세 번째는 성의(誠意)이다. '뜻을 성실하게 한다'로 새긴다. <중용>에서는 성실[誠]을 더욱 깊게 다룬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팔조목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이 하나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소인과 군자를 가르는 결정적인 기준이 바로 성실이기 때문이다. 성의(誠意)에 대한 주석을 간략히 요약해 보자.


뜻을 성실하게 한다는 뜻은

1)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毋自欺)

2) 혼자 있을 때도 조심한다는 것이다.(愼獨)

그 결과

1) 스스로 만족하게 된다.(自謙)

1) 몸과 마음이 빛나게 된다.(潤身)

2) 마음이 넓어져 몸이 편안해진다.(心廣體胖)


2.

이렇게 추려 놓으니 너무 단출하다. 비유로 풍성하게 한다. "나쁜 냄새를 싫어하고, 멋진 용모를 좋아하듯이" (본능적으로) 자기를 속이지 말고, "못된 짓을 하다가 숨기는 것은 그 속을 허파와 간을 들여다보듯 뻔히 보이니" 홀로 있을 떼 조심하라. "사방에서 감시의 눈이 지켜보듯이, 사방에서 손가락질당하듯이" 홀로 있을 때 조심하라. 부자는 "멋진 집을 꾸미지만" 군자는 "몸과 마음을 꾸민다" 그래야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편안해진다."


다시 정리해 보자 : 뜻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남이 지켜보든 말든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게 하기 위한 태도다. 그렇게 수련한 사람은 몸과 마음이 빛나고,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편안해진다.


3.

말이 쉽지, 정말로 쉽지 않은 경지다. 우리는 매번 자신을 속이며 산다. 자기 합리화가 우리의 특기다. 우리는 생각 없이 행동하고, 행동하고 나서 생각한다. 나중에는 자기가 하도 자신을 속이다 보니, 자기의 거짓을 진실로 여기게 된다. 이 정도면 중증이다. 심지어는 거짓이 진실을 뒤덮는 가짜뉴스로 세상에 고통을 주기도 한다. 오호라, 누가 나를 거짓과 속임의 늪에서 건져내랴!


4.

한편 CCTV가 넘쳐나는 감시사회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남들의 눈치를 계속 의식하며 살게 되면 자유롭지 않게 된다. 홀로 있을 때라도 감시당하지 않고 사는 것은 현대사회의 소중한 기초적 권리이다. 그러니 '공동체 속에서 자유롭게(free in community)' 살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남이 보든 말든 내 맘대로 한다는 것은 또한 민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공동체와 더불어 자유롭게(free with community)' 사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나의 자유가 너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나의 자유가 너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그렇게 마음을 써야 한다. 그렇게 마음 쓰는 것을 성의(誠意)라고 말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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