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지혜의 궁극은 나가 없음
1. 이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냈으면, 어떻게 마땅히 살아야 할 것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오리까?”
2.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 “선남자 선여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는 자는 반드시 이와 같은 마음을 낼지어다 : ‘나는 일체중생을 멸도한다 하였으나 일체중생을 다 멸도하고 보니 실로 멸도를 한 중생이 아무도 없었다’라고.
3.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이나 인상이나 중생상이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뇨?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한다고 하는 법이 실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 수보리야! 네 뜻은 어떠하뇨? 여래가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만한 법이 있었느냐? 있지 아니하였으냐?”“있지 아니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뜻을 이해하기로는, 부처님께서는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만한 법이 따로 있지 아니하옵니다.”
5.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 “그렇다! 그렇다! 수보리야!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그런 법이 도무지 있지 아니한 것이다.
6. 수보리야!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그런 법이 있다고 한다면,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리라고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리라고, 그런 귀한 말씀을 해주신 것이다.
7.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라고 하는 것은 모든 법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8.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실로 깨달은 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그러한 법이 있지 아니한 것이다.
9.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바로 그 속에는 진실도 없고 거짓도 없나니, 그러하므로 여래는 설하기를, 일체의 법이 모두 부처님 법일 뿐이라 한 것이다.
10. 수보리야! 내가 말한 바 일체의 법이라 하는 것은 곧 일체의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일체의 법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11. “수보리야!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장대한 것과도 같다.” 수보리가 사뢰었다 :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장대하다고 말씀하신 것은 곧, 그 장대한 몸이 장대한 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장대한 몸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입니다.”
12. “수보리야! 보살 또한 이와 같다. 보살이 만약 ‘나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중생을 멸도하리라’하고, 이와 같은 말을 지었다 하면 그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진실로 이름하여 보살이라 할 수 있는 법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13. 그러므로 부처는 말하느니라. 일체의 법이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다라고.”
14.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는 반드시 불토를 장엄케 하리라고 이런 말을 짓는다면, 그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가 불토를 장엄케 한다고 말한 것은 즉 장엄케 함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장엄케 한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15.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무아의 법에 통달하면, 여래는 비로소 그를 참으로 보살이라 이름할 수 있다 설하느니라.”
* 석가모니 ; 샤카(sakya)족의 성자(muni)라는 뜻이다.
爾時, 須菩堤白佛言, 世尊。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心, 云何應住, 云何降伏其心? 佛告須菩堤。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者, 當生如是心, 我應滅度一切衆生, 滅度一切衆生已, 而無有一衆生實滅度者。 何以故, 須菩堤。 若菩薩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則非菩薩。 所以者何, 須菩堤。 實無有法發阿耨多羅三藐三菩堤者。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於然燈佛所, 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不? 不也,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佛於然燈佛所, 無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佛言, 如是如是。 須菩堤。 實無有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須菩堤。 若有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者, 然燈佛則不與我受記, 汝於來世當得作佛, 號釋迦牟尼。 以實無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是故然燈佛與我受記作是言, 汝於來世當得作佛, 號釋迦牟尼。 何以故, 如來者, 卽諸法如義。 若有人言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須菩堤。 實無有法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須菩堤。 如來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堤, 於是中無實無虛, 是故如來說, 一切法皆是佛法。 須菩堤。 所言一切法者, 卽非一切法, 是故名一切法。 須菩堤。 譬如人身長大。 須菩堤言, 世尊。 如來說人身長大, 則爲非大身, 是名大身。 須菩堤。 菩薩亦如是, 若作是言, 我當滅度無量衆生, 則不名菩薩。 何以故, 須菩堤。 實無有法名爲菩薩, 是故佛說一切法, 無我無人無衆生無壽者。 須菩堤。 若菩薩作是言, 我當莊嚴佛土, 是不名菩薩。 何以故, 如來說莊嚴佛土者, 卽非莊嚴, 是名莊嚴。 須菩堤。 若菩薩通達無我法者, 如來說名眞是菩薩。
At that time Subhuti addressed Buddha, saying: World-honoured One, if good men and good women seek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by what criteria should they abide and how should they control their thoughts?
Buddha replied to Subhuti: Good men and good women seeking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must create this resolved attitude of mind: I must liberate all living beings, yet when all have been liberated, verily not any one is liberated. Wherefore? If a Bodhisattva cherishes the idea of an ego-entity, a personality, a being, or a separated individuality, he is consequently not a Bodhisattva, Subhuti. This is because in reality there is no formula which gives rise to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Subhuti, what do you think? When the Tathagata was with Dipankara Buddha was there any formula for the attainment of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No, World-honoured One, as I understand Buddha`s meaning,there was no formula by which the Tathagata attained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Buddha said: You are right, Subhuti! Verily there was no formula by which the Tathagata attained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Subhuti, had there been any such formula, Dipankara Buddha would not have predicted concerning me: "In the ages of the future you will come to be a Buddha called Shakyamuni"; but Dipankara Buddha made that prediction concerning me because there is actually no formula for the attainment of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The reason herein is that Tathagata is a signification implying all formulas. In case anyone says that the Tathagata attained the Consummation of Incoparable Enlightenment, I tell you truly, Subhuti, that there is no Formula by which the Buddha attained it. Subhuti, the basis of Tathagata`s attainment of the Consummation of Incomparable Enlightenment is wholly beyond; it is neither real nor unreal. Hence I say that the whole realm of formulations is not really such, therefore it is called "Realm of formulations."
Subhuti, a comparison may be made with 〔the idea of〕a gigantic human frame.
Then Subhuti said: The World-honoured One has declared that such is not a great body; "a great body" is just the name given to it.
Subhuti, it is the same concerning Bodhisattvas. If a Bodhisattva announces: I will liberate all living creatures, he is not rightly called a Bodhisattva. Wherefore? Because, Subhuti, there is really no such condition as that called Bodhisattvaship, because Buddha teaches that all things are devoid of selfhood, devoid of personality, devoid of entity, and devoid of separate individuality.
Subhuti, if a Bodhisattva announces: I will set forth majestic Buddha-lands one does not call him a Bodhisattva, because the Tathagata has declared that the setting forth of majestic Buddha-lands is not really such: "a majestic setting forth" is just the name given to it.
Subhuti, Bodhisattvas who are wholly devoid of any conception of separate selfhood are truthfully called Bodhisattvas.
<짧은 명상>
부처는 자신을 ‘여래(如來)’라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다면 여래란 무엇인가? “모든 법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임을 깨달은 자다. 한편 보살은 “무아의 법을 통달한” 자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있는가? 온갖 상(image)에 사로잡혀 그 상을 잣대로 세상을 보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날 우리 시대를 지배하는 상은 무엇인가? 돈이다. 돈을 보고 달려가고, 모든 것이 돈으로 보이고, 돈이면 무엇이든 하는 세상. 돈을 빌려 집을 샀지만, 집을 팔아도 돈을 갚을 수 없는 하우스푸어(house-poor)가 넘쳐나는 세상. 일을 할수록 자기의 가치가 떨어지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세상. 돈이 지배하는, 돈이 만들어놓은 요지경 세상이다.
그런데 언필칭 무아(無我)라니. 부처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나를 비우지 않고는, 나를 버리지 않고는 돈으로 미친 세상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 여기가 백척간두다. 어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