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교사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교사는 알지 못합니다.
침묵에도 가르침이 있다는 걸 아십시오.
침묵의 가르침은 날카롭지 않습니다.
얽힌 것을 풀어줍니다.
눈부신 것을 부드럽게 합니다.
가장 낮은 곳까지 스며듭니다.
참된 앎은 침묵처럼 온 세상에 퍼져있습니다.
침묵의 가르침은 모든 것을 끌어앉습니다.
가까움과 멂, 이로움과 해로움, 귀함과 천함이
모두 그 속에서 편히 쉽니다.
이처럼 침묵의 가르침은 귀하디귀합니다.
인류의 스승 고타마 붓다는 어느 날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연꽃을 들어 보인다. 제자들은 스승이 그 연꽃에 대하여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해 하며,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스승을 바라본다. 스승은 아무 말하지 않는다.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그때 불가에 뒤늦게 입문한 가섭(迦葉)이 늦게 입장하여 그 모습을 바라본다. 대중은 고요했고, 붓다도 침묵하고 있었다. 가섭은 스승이 손에 쥐고 있는 연꽃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꽃이다. 보기 참 좋았다. 가섭은 그 꽃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염화미소(拈花微笑)가 이루어진 순간이다. 스승은 가섭의 미소를 바라본다. 가섭은 부처를 향해서도 미소를 보낸다. 스승도 웃는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웃음이 퍼진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말없이 뜻이 전해진다. 말도 다할 수 없는 뜻이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뜻이었다.
두려움의 침묵이 아니라 미소가 스며드는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날카로운 시간은 무뎌졌고, 얽힌 것은 풀렸다. 가르침은 없었으나 가르침이 이루어졌다. 교외별전(敎外別傳)!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눈부시지는 않았지만 가르침의 본질이 전해졌다. 스승은 제자 가섭을 불러 말한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침묵의 가르침은 너에게 전해졌다. 이 미묘한 가르침을 네가 전하도록 하라.” 가섭이 선종(禪宗)의 조사(祖師)가 되는 순간이다. 침묵의 가르침은 그렇게 전수되었다. 꽃으로, 미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