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이후 2 : 복귀

2023.8. 2.

by 김경윤

1.

고양으로 복귀 둘째 날, 자유농장에 들러 그동안 방치했던 작물을 거뒀다. 제법 양이 많아서 저녁에 아내와 식탁에 둘러앉아 다듬고 몇 가지 반찬을 만들었다. 그때 아내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당신 이 시간대에 나랑 식탁에 앉아서 채소 다듬고 반찬 만든 게 결혼 이후 처음인 거 알아?"

나는 속으로 설마 했지만, 이런 풍경이 낯익지 않은 것으로 봐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안 하던 짓하면 일찍 죽는다는데."

같이 해서 좋다는 말을 참 희한하게 한다. 나는 아내와 오이 미역 냉채, 가지 무침,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살짝 데쳐 껍질을 벗긴 후, 올리브 오일과 깻잎과 레몬청과 식초를 넣어 버무린 이름도 낯선 요리를 만들었다.

나중에 이름을 확인해 보니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란 요리다.^^ 먹어보니 매력적인 맛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이니, 오해 마시길.^^

2.

고양시에 거주하는 <흙심> 문인들(정화진, 이원우, 김한수, 나)이 오랜만에 만나 더위도 피할 겸 동네 횟집에서 물회와 맥주를 간단히 먹으며 가파도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 같았으면 1차에 2차까지 갔겠지만 나이 탓인지 더위 탓인지 간단히 마시고 헤어졌다.

3.

고양시로 돌아와 내가 책을 내기로 한 출판사에 복귀신고를 했다. 한 달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면, 이제 아무 생각 없이(?) 쓸 시간이다. 밭을 갈아 씨를 뿌리듯, 차분히 책상에 앉아 원고를 채우겠다는 각오를 출판사에게 연락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4.

고양시로 돌아온 지 3일 만에 성석동 작업실로 출근했다. 가파도에 있어서 읽지 못한 책들을 한 보따리 싸들고. 특히 현기영선생님이 쓴 3권짜리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를 먼저 읽어볼 예정이다.

5.

가파도에서 같이 일주일 동안 지냈던 성석동 친구와 같이 망향비빔국수를 점심으로 먹었다. 아침에 마취하고 신경치료한 상태라 마취가 덜 풀려 무슨 맛인지 잘 느끼지 못하고 먹었다는 게 아쉽다. (달콤 매콤 새콤해서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아 있는데.) 식사도 했으니, 이제 읽고 쓰고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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