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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임 Jan 29. 2024

우리 집 고양이가 너무 건강하다.

삐용이는 어렸을 때부터 체(體)의 능력이 뛰어났다.

하몽이가 많이 아팠던 터라 막내가 들어오면 무조건 건강하기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놀랍게도 신이 기도를 들어주셨다.

다만, 정말 건강‘만’ 주셨다.    

큰 언니 코몽이와 6살, 작은 언니 하몽이와 4살 차이가 나는 삐용이가

우리 집에 처음 온날 우리는 큰맘 먹고 방묘문을 설치했다.


스트릿 출신 삐용이와 집냥이 언니들이

마주하기에는 합사 전 격리가 필요했다. 

(물론, 언니냥이들도 다 스트릿 출신이다.)


하지만, 작은 것이 얼마나 빠르던지 밖에 나가려고 문을 열면

 쪼르르 달려나가 언니들을 괴롭혔다.


그런 우리에게 방묘문은 새 세상이었다.

얼굴만 들어가면 통과하는 고양이도 좁은 철문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거실 소파에 누워서도 삐용이를 지켜볼 수 있었으며,

아이들끼리 철문 사이로 서로 킁킁 냄새를 맡으며 소통하기도 했다. 나는 너무너무 신났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방묘문만 닫고 거실에서 티비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타닥타닥 소리가 났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문 앞으로 다다다 달려 나왔다. 아가? 아가가 없잖아?!?! 아가 어디 있어?!    

 


순간 냐아. 가냘픈 소리가 들렸다. 문에서!     

에에..?! 문에서?     


삐용이는 문 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렇게 방묘문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당근마켓 쿨거래 ^^     

그래, 건강만 해다오. 조금 댕청해도 귀여우니 네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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