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훌륭한 경청자입니다.

by 최정임

하루는 회사에서 진상을 만나 힘든 날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코몽이를 쓰다듬으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코몽아, 오늘 엄마가 회사에서

진상을 만난 거 있지.

그 사람이 나보고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냐고 말하더라!

(불라불라)”


코몽이는 초록색 눈을 깜빡이며

내 말을 듣고 있었다.

피하지도, 무시하지도 않고

가만히 내 눈을 바라보았다.


마치 “진짜? 그런 일이 있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 느꼈다. 경청이란 무엇인지를.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챈다.

그리고 그 감정을 공감해 준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걱정스러운 눈빛에

순간 화를 내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코몽이에게

힘든 일을 말하지 않고

이루고 싶은 일, 너와 함께 그리는

미래의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때때로는 나 먼저 두고

떠나지 말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하지만.

코몽이는 늘 내 말을 들어주고,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준다.


고양이의 경청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추신: 너 나중에 고양이 별에서 만났을 때

엄마 놀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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